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백악관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발표는 근거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러한 제재 조치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G7 정상들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 문제를 거론한 공동대응 성명을 발표한 다음날 나왔음을 언급하며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맞서 G7이 취한 강력한 입장을 약화하려는 시도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G7 정상들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안보, 경제, 인권 등 전방위로 중국을 겨냥한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한편, 핵심 공급망에 대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담았다. 이에 중국 정부는 즉각 강하게 반발했고, G7 정상회의 폐막일인 지난 21일 마이크론 제품에 안보 우려를 제기하며 제품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이 경제적 강압에 대한 비판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고 반문한 뒤 "경제적 강압"이라고 답을 내놨다. 그는 "미국 기업을 공격하고 표적화한 이런 조치는 시장을 개방하고 있고 투명한 규제 체제에 전념하고 있다는 중국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G7 내부의 우리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우린 강압적인 경제적 관행에 지속해서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앞서 G7의 공동성명 발표를 자국에 대응한 미 동맹국 라인들의 결집으로 판단,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이 깊어지고 있다"며 "G7정상회의의 핵심 주제 중 하나는 중국의 부상과 이에 대한 서방의 대응이었고,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동맹국을 결집해 대응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의 방중 행보는 양국 경제결속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미슈스틴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러시아와의 협력 수준을 높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슈스틴 총리 역시 전날 중러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해 중국을 "중요한 친구"로 평가했다. 해당 포럼에서 미슈스틴 총리는 올해 양국 교역이 당초 2024년 목표로 했던 2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중 갈등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잇따르고 있다. 월가에서 ‘닥터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G7 정상회의 이후 미국과 중국이 대립의 길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G7 정상회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유럽, 미국, 일본 등이 중국에 맞서 뭉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에는 그 어떠한 해빙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상품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써 결국 시장에 파급효과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커비 조정관은 이날 중국과의 소통라인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가 미중 관계를 개선하려는 더 큰 시도를 무력화하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올초 정찰풍선 격추 사태 이후 냉각된 미중 관계가 곧 '해빙'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마이크론을 제재한 가운데 오는 25일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만찬 회동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