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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나는 붓다의 가르침…부처님오신날 앞두고 다양한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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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

'내가 웃자 별이 빛나기 시작했다'·금강경 마음공부'·'선가귀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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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붓다의 사상이나 불가의 가르침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전하는 신간이 여럿 출간됐다.

책장 사이로 넘치는 스님들의 개성을 만끽하다 보면 인생에 모범답안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일상을 차분히 돌아보게 된다.

대한불교조계종 15대 종정인 성파스님은 대담집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샘터)에서 "발길 닿는 곳이 학교이고, 사물을 접하는 곳이 공부이고, 만나는 사람이 스승"이라며 김한수 종교 전문 기자와의 대화에서 평생 교육에 관한 지론을 펼친다.

종단 전산 시스템에 공식 기록이 남은 1990년 이후만 따져도 29차례 안거를 한 조계종의 최고 어른은 배움에 대해 여전히 겸손한 자세를 취한다.

성파스님은 공자가 말한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를 거론하며 "다른 사람이 잘하는 것을 배우고, 못하는 게 있다면 그걸 보면서 또 배우는 거예요. 저러면 안 되겠다고"라고 말한다.

천연 염색, 한지, 옻칠 민화, 된장 담그기까지 여러 분야로 관심을 넓혀온 과정이나 20년에 걸쳐 16만 도자대장경을 제작·봉안한 열정 등 성파스님 스스로가 "무소유와는 정반대", "욕심이 대적(大賊)"이라고 표현한 이력이 촘촘하게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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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출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익산 미륵산 사자암에서 상좌(제자)도 없이 혼밥을 하고 글 쓰고 산책하며 20년째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향봉스님은 신간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불광출판사)에서 "진리는 멀리 있거나 높은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물, 공기, 빨래처럼 널려 있다"는 믿음을 전한다.

15년에 걸쳐 인도, 네팔, 티베트, 중국을 떠돌며 깨달음을 좇은 그는 "내가 머물고 있는 가정이 최상의 법당이요, 내 가족이 살아 움직이는 부처이자 보살"이라고 설파한다.

1960년대 후반 해인사에 모여 구운 은행이나 간 마와 같은 '고급 간식'을 맛보는 큰스님들에게 똥물을 끼얹으며 "먹거리는 대중이 평등해야 한다"고 외칠 정도로 젊은 시절 피가 끓었던 향봉스님은 일부 종단의 비뚤어진 행태를 신랄하게 꼬집기도 한다.

"영원한 행복과 자유를 찾아 종교와 신앙 쪽으로 접근해봐도, 이 땅의 성직자들은 돈타령의 끌어당김이 달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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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앤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타리스트 신중현, 가수 이남이와 교류하며 기타와 음악을 배운 '노래하는 수행자' 도신스님은 산문집 '내가 웃자 별이 빛나기 시작했다'(담앤북스)에서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힘과 지혜를 주고자 한다.

그는 "당신이 자신을 존경할 수 있을 만큼 말하고 행동한다면 당신은 이 세상에서 뭇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인간관계에서 오는 괴로움을 풀 열쇠가 각자에게 있다고 역설한다.

역경을 극복할 해법 역시 마찬가지 관점에서 제시한다.

"짐을 좀 덜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한두 번입니다. 당신의 어깨를 강하게 만드십시오. 짐을 덜어 달라는 기도는 평생을 해야 하지만 강한 어깨를 달라는 기도는 한 번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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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불경 연구가 페이융이 쓴 '금강경 마음공부'(유노북스)에는 삶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고난이 아닌 즐거움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조언이 금강경 전문과 함께 실려 있다.

저자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생각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확실한 인생 목표도 없이 사회가 우리에게 정해 준 목표를 위해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무엇을 위해서인지 잊어버리고 그저 돈벌이에 몰두하거나, 이른바 적령기가 되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분위기에 떠밀려 대학에 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결국 고통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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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문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임진왜란 때 일본에 맞서 승병을 이끈 휴정스님이 쓴 '선가귀감'(禪家龜鑑·돌베개)에 도전해 볼 만하다.

선가귀감은 서산대사(1520∼1604)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휴정스님이 중생이 부처님의 말씀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대장경 가운데 중요한 이야기를 고른 뒤 풀이를 달아서 쓴 불교 입문서다.

한국 고전소설과 한문학을 연구해 온 정길수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해설을 추가해 옮겼다.

▲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 352쪽.

▲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 = 248쪽.

▲ 내가 웃자 별이 빛나기 시작했다 = 240쪽.

▲ 금강경 마음공부 = 허유영 옮김. 292쪽.

▲ 선가귀감 = 정길수 편역. 356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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