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주피 추기경 |
(바티칸=연합뉴스) 박수현 통신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중재를 위해 특사로 임명한 마테오 주피 추기경은 23일(현지시간) 전쟁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전염병'에 비유했다.
주피 추기경이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제77차 이탈리아 주교회의 정기 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 뉴스', 이탈리아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 AP 통신이 보도했다.
주피 추기경의 이날 발언은 그가 교황의 평화 특사로 임명된 이후 첫 공개 석상 발언이어서 주목받았다.
주피 추기경은 교황이 "평화를 추구하는 데 있어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며 "평화를 말하는 것이 한쪽 편을 들지 않거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 마치 예언자처럼 평화에 대해 말하는 교황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AP는 주피 추기경이 교황청의 중립 외교 전통에 대한 빈번한 비판과 교황이 이번 전쟁의 책임에 대해 러시아 정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을 인식해 내놓은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주피 추기경은 또한 교황의 목소리가 "평화가 필요한 사람들의 깊은 불안, 때로는 표현되지 않고 종종 우리에게 들리지 않는 불안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평화는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평화의 표징처럼 성찬례와 복음에서 싹을 틔우는 교회의 실재"이며 "모든 기독교인은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도록 부름 받았고, 끔찍한 갈등의 폭풍 속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30일 사흘간의 헝가리 순방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동행한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평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혀 궁금증을 낳았다.
이후 평화 임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함구해왔던 교황청은 지난 20일 교황이 주피 추기경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 임무를 수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피 추기경이 수행할 평화 임무의 구체적인 시기와 세부 사항에 대해 현재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주피 추기경은 이탈리아 볼로냐 대교구장이자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으로,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에 따르면 주피 추기경은 과거 과테말라와 모잠비크의 내전을 끝내는 1990년대 평화 협정을 중재하는 데 도움을 줬고, 2000년 부룬디에서 휴전 협상 위원회를 이끌었다.
cel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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