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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미국도 ‘고령화’ 여파…외국 출신 노동력 비율 27년만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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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마국 거리에 구인 광고가 붙은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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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에서 외국 출신 노동력 비율이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력 부족 현상이 계속되는 미국에서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 미국의 저성장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노동부 통계를 인용해 외국에서 출생한 노동자의 비율이 2021년 17.4%에서 지난해 18.1%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1996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미국에서 고용됐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외국 출신 노동자는 298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80만명(6.3%) 늘었다. 미국의 16세 이상 전체 노동력은 약 1억6400만 명으로 추산됐다.

고용시장 분석 업체인 라이트캐스트의 엘리자베스 크로푸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 고용시장에서 노동 공급 증가는 모두 이민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노동부 통계에서 외국 출신 노동자로 분류된 수치는 합법적인 이민자 외에도 난민과 임시 체류자, 학생 등이 모두 포함됐다. 체류 자격이나 노동 허가 소지 여부 등은 따지지 않고, 외국 출생 여부만 확인해 통계를 냈다.

미국 고용시장에서 외국 출신 노동자 비율이 늘어난 것은 우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가속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떠난 일자리를 미국의 부진한 인구 증가로는 채우기 어려워 이민자를 포함한 외국 출신 노동력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노동력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55세 이상 노동자가 미국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수준으로 상당히 크기 때문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경제의 저성장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저출산‧고령화를 겪는 주요 선진국에서는 공통으로 겪는 상황”이라며 “이민자를 받거나 인공지능(AI) 등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2030년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한 이후 이들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미국 매체 더힐은 2020년 인구조사 결과, 베이비부머 가운데 퇴직연금 계좌를 가진 비율이 58%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연금이 없는 다수 퇴직자는 생활비를 사회보장 연금에 의지해야 하는데, 사회보장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실제 필요한 자금보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65세 이상 노동자가 가장으로 있는 가구의 평균 생활비는 월 4000달러(약 529만원)가 넘지만, 은퇴 노동자가 받는 월평균 사회보장연금은 1800달러(약 238만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미국의 고령자 빈곤율은 지난해 20년 만에 최고치인 10.3%에 달해 고령층 빈곤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내 이질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노후 대비를 못 한 일부 베이비부머 세대는 고용시장에 계속 남아 있는 ‘평생 노동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지만 자산이 많은 사람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등 세대 내 이질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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