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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도쿄전력이 갖다 준 ‘맑은 물’…‘후쿠시마 한국 홍보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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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시찰단, 오늘 후쿠시마 1원전 방문

한겨레

지난 22일 오전 제주시 도두항에서 도두어부회와 해녀 등 150여명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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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점검하려 일본을 찾은 정부 시찰단이 23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도쿄전력이나 하청업자가 갖다 준 물 말고 우리가 직접 들어가서 침전수, 침적토, 녹슨 물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는 국내 원자력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날 아침 서균렬 서울대 명예교수(원자핵공학과)는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이번 한국 정부의 시찰에 대해) ‘설명회’라고 못 박았다. 시찰도 아니고 검증은 더욱이 아니다”라며 “5박6일 (일정)이지만 앞뒤를 빼면 거의 하루 이틀 정도밖에 안 된다. 그 시간에 시찰이나 검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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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내에 오염수를 저장해 놓은 저장 탱크들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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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염수 시료를 이미 갖고 있고 분석 중”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서 교수는 “이건 그냥 도쿄전력이 하청업자랑 같이 얌전하게 떠온 물”이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 물이 과연 어떤 물일까? 아마 깨끗한 물일 것”이라며 “도쿄전력이나 하청업자가 갖다 준 물 말고 우리가 직접 들어가서 녹슬어 있는 10년 전의 그걸 찾아 들어가야 한다. 정말 밑에 있는 침전수, 침적토, 녹슨 물. 앞에 있는 깨끗한 탱크 말고 뒤에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시료 채취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서 교수는 국제원자력기구가 직접 시료를 채취한 것이 아니라 일본 쪽이 제공한 시료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국가 1급 보안시설인 데다 영업비밀이 있어 들어가지 못했고, 그냥 (일본 정부가) 물 떠오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는 것”이라며 “우리가 믿을 수는 없다. 2015년부터 (오염수) 태평양 방류를 목표로, 일종의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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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지난 22일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시찰 항목을 확인을 위한 기술 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외무성을 방문,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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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성능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생각이다. 다핵종제거설비는 일종의 ‘필터’인데 그동안 처리해야 할 오염수의 양이 너무 많았고, 잔해물 등 찌꺼기가 상당량 쌓이면서 성능저하가 나타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필터 기능이 얼마만큼 떨어졌느냐가 관건”이라며 “이게 처리수일까, 오염수일까? 오염수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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