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제주시 도두항에서 도두어부회와 해녀 등 150여명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점검하려 일본을 찾은 정부 시찰단이 23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도쿄전력이나 하청업자가 갖다 준 물 말고 우리가 직접 들어가서 침전수, 침적토, 녹슨 물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는 국내 원자력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날 아침 서균렬 서울대 명예교수(원자핵공학과)는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이번 한국 정부의 시찰에 대해) ‘설명회’라고 못 박았다. 시찰도 아니고 검증은 더욱이 아니다”라며 “5박6일 (일정)이지만 앞뒤를 빼면 거의 하루 이틀 정도밖에 안 된다. 그 시간에 시찰이나 검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2017년 2월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내에 오염수를 저장해 놓은 저장 탱크들 모습. 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오염수 시료를 이미 갖고 있고 분석 중”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서 교수는 “이건 그냥 도쿄전력이 하청업자랑 같이 얌전하게 떠온 물”이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 물이 과연 어떤 물일까? 아마 깨끗한 물일 것”이라며 “도쿄전력이나 하청업자가 갖다 준 물 말고 우리가 직접 들어가서 녹슬어 있는 10년 전의 그걸 찾아 들어가야 한다. 정말 밑에 있는 침전수, 침적토, 녹슨 물. 앞에 있는 깨끗한 탱크 말고 뒤에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시료 채취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서 교수는 국제원자력기구가 직접 시료를 채취한 것이 아니라 일본 쪽이 제공한 시료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국가 1급 보안시설인 데다 영업비밀이 있어 들어가지 못했고, 그냥 (일본 정부가) 물 떠오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는 것”이라며 “우리가 믿을 수는 없다. 2015년부터 (오염수) 태평양 방류를 목표로, 일종의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지난 22일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시찰 항목을 확인을 위한 기술 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외무성을 방문,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염수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성능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생각이다. 다핵종제거설비는 일종의 ‘필터’인데 그동안 처리해야 할 오염수의 양이 너무 많았고, 잔해물 등 찌꺼기가 상당량 쌓이면서 성능저하가 나타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필터 기능이 얼마만큼 떨어졌느냐가 관건”이라며 “이게 처리수일까, 오염수일까? 오염수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단독] 공군 “계집 파일” 성폭력 파문…부대는 신고 뭉갰다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