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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왜 갑자기? 中 "남중국해서 명나라 유물 무더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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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현상변경 반대' 시점에 등장…중국 '남해공정' 수단으로 활용할 듯

머니투데이

남중국해에서 발견했다는 중국 고대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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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고대 난파선 2척과 다량의 유물을 발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다수 주변국 갈등에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는 와중에 중국이 자신들의 유물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남해공정'의 근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2일 하이난르바오 등 현지 언론들은 국가문물국과 하이난성 정부가 남해 북서쪽 대륙붕 사면 약 1500m 깊이 해역에서 고대 난파선 2척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국가문물국 등은 지난해 10월 침몰선을 발견했다. 그로부터 7개월 뒤인 이달 20일 심해 유인 잠수기를 동원해 고고학적 조사에 착수했다.

하이난르바오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심해 고고학은 큰 진전을 이뤘다"며 "2018년 4월과 2022년 8월 국가문화재국 고고학연구센터, 중국과학원 심해과학공학연구소, 난하이 박물관 등이 관련 해역에서 두 차례 심해 조사를 성공적으로 실시해 난파선과 유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국가문물국 등은 침몰선 2척 중 한 척에 도자기를 비롯해 10만 점이 넘는 유물이 담겨 있었으며 명나라 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배에는 해외로부터 수입해오던 대량의 원목이 실려 있었는데 역시 명나라 당시 선박이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침몰선 2척에 대해 1년간 3단계에 걸쳐 조사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발표와 언론 보도는 최근 폐막한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를 두고 "무력이나 강요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일방적인 시도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힌 시점에 등장했다.

이는 미국 등 서방이 중국을 상대로 한 견제 지역을 대만해협에서 남중국해로 확장하는 데 대한 경계로 풀이된다. 역사적 근거라는 일방적 주장을 통해 고구려 역사와 땅을 중국의 것으로 편입하는 '동북공정'과 유사한 작업이 '남해공정'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G7 공동성명 직후 중국 외교부 쑨웨이둥 부부장은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 대사를 불러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는 전반적으로 안정돼 있다"며 "소위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악의적인 것으로 사실에 위배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 등 남중국해 연안 국가들의 근해마저 자신들의 바다라고 주장하며 인공섬을 만드는 등 갈등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지만 2016년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유엔해양법협약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요지부동이다.

하이난르바오는 "고대 침몰선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고 문화재의 수가 많고 시대가 명확하며 중요한 역사적, 과학적, 예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이 중대한 발견은 중국 선조들이 남중국해를 개발하고 왕래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실증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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