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글로벌 사우스’를 주도하는 인도는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적 외교 노선을 추구하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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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21일 폐막한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는 인도와 브라질 등을 주축으로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존재감이 유독 두드러졌다. 효과적인 대중·대러 압박을 위해서는 현재 서방 진영에 표면상 ‘중립 외교’를 전개하고 있는 제3진영까지 합류하는 ‘글로벌 전선’이 구축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높아지면서다.
22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번 G7회의와 관련해 “세계 경제와 안보라는 차원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입지가 재부각됐다”면서 “G7과 글로벌 사우스의 관계도 ‘지원’에서 ‘협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이번 회의에서 직접적으로 경제·외교 파트너로서 글로벌 사우스와의 관계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일 ‘파트너와의 교류 강화’라는 주제로 진행된 G7 정상회의 4번째 세션에서 “글로벌 사우스라 불리는 신흥국과 개도국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G7을 넘어 국제적 파트너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이들 국가가 직면한 다양한 요구에 신중하게 대응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일컫는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120여개 개발도상국을 가리킨다. 글로벌 사우스는 최근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한 편가르기와 서방 주도의 대러 규제를 거부하는 등 독립 노선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G7비회원국으로서 이번 히로시마 G7회의에 초청된 인도와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영자지 닛케이아시아는 G7 등 선진국만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세계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면서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이 성공의 열쇠”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사우스와의 공조없이는 대중·대러 압박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번 회의에서 G7은 중국과의 ‘디리스킹(위험제거)’을 강조하는 한편 전쟁에 사용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수출을 제한하는 추가 대러제재를 발표했다.
하지만 글로벌 사우스 중 많은 국가들이 중국, 러시아와 각종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만큼, 서방과 글로벌 사우스 간의 연합전선 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인도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러시아의 원유를 사들이고 있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중국뿐만이 아니라 러시아와도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산케이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당장 어느 쪽의 진영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G7과 글로벌 사우스를 연결하는 다리로서 일본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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