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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탄교, 소수종교 차별 혐의로 시카고 시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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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시카고 시의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탄교 사역자 애덤 바브릭
[블록클럽 시카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에 기반을 둔 무신론적 종교단체 '사탄의 성전'(The Satanic Temple·TST)이 시카고 시를 소수 종교 차별 혐의로 제소했다.

19일(현지시간) 지역매체 '블록클럽 시카고'와 소송전문매체 '코트하우스 뉴스 서비스' 등에 따르면 TST는 "시카고 시가 뚜렷한 이유 없이 시의회의 종교단체 초청 의례에서 TST를 제외시키고 있다"며 최근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에는 TST와 TST 사역자 애덤 바브릭이 원고, 시카고시가 피고로 각각 명시됐다.

TST 측은 소장에서 "시카고시가 마뜩지 않은 소수종교에는 시의회에서 개원 기도(invocation)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수정헌법 제1조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TST 일리노이 지부가 2019년 12월 처음으로 시카고 시에 '시의회에서 개원 기도를 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이후 지금까지 지역 종교단체 50여 곳이 초청됐으나 TST는 제외됐다"며 "이후 지속적으로 제안서를 보냈으나 시 당국자는 이를 반복적으로 무시했다"고 진술했다.

바브릭은 "시카고 시 당국은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 요청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결정이 되면 연락하겠다'는 답신을 반복해 보냈다"면서 "우리의 요청이 좌초됐다. 소송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에 제출된 소장 일부
[코트하우스 뉴스 서비스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요청을 계속 무시하면 우리가 포기할거라 생각한 것 같다"면서 "단지 사탄주의자라는 이유로 평등한 접근 기회를 막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카고 시장실은 "계류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며 입장 표명을 보류했다.

대니얼 라스파타 시의원은 "바브릭이 '사탄 만세'(Hail Satan)로 기도를 끝낼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그의 초청을 지지할 수 없었다"면서 "포용적으로 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TST는)내 개인적 신념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반면 바브릭은 소장에서 "TST는 연방 차원에서 인정받은 종교로 미 전역에 신도를 두고 있다. 일리노이주에만 1만4천여 명의 신도가 있다"면서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시카고 시의회에서 기도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TST 신도들은 사탄이나 권력을 숭배하지 않는다"면서 "사탄은 임의의 권위에 대한 거부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블록클럽 시카고는 "TST는 온화한 성향의 단체임을 강조하나, 미 전역의 지자체는 이들을 기도회에 초청하는 것을 꺼려한다"며 현재 보스턴과 애리조나주 스캇데일 등에서도 유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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