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금' EPF, 우크라전에 빠르게 소진돼…27개국 동의 필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되는 기금인 유럽평화기금(EPF) 규모를 35억 유로(약 5조원)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러한 방안을 27개 회원국에 제안했다고 EU 전문매체 유락티브가 18일(현지시간) 복수의 EU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PF는 국민총소득(GNI) 비율에 따라 각 회원국의 기여로 마련한 EU 특별 기금이다.
국제적 분쟁 발생 시 군사 지원에 활용하기 위해 2021년 조성됐다. EU 규정상 정규 예산은 군사작전 지원에 투입할 수 없어서다.
처음에는 2027년까지 활용할 목적으로 50억 유로 규모로 마련됐지만, 조성 이듬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소진됐다.
현재까지 EPF에서 누적 46억 유로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투입됐다고 유락티브는 짚었다. 주로 군사지원을 하는 EU 회원국에 무기 대금의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는 데 활용된다.
EU는 이미 작년 12월에도 EPF 규모를 20억 유로 확대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에 35억 유로를 더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익명의 EU 고위 당국자는 현재 EPF 잔여액이 충분치 않은 데다 향후 우크라이나와 유사한 분쟁 발생 시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기금 추가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기금 확대가 확정되려면 27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27개국은 작년 말 "필요한 경우" EPF 기금 한도 상향을 하기로 합의하긴 했지만, EPF 기금을 늘리려면 각국의 부담도 그만큼 늘어나므로 논의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헝가리 등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을 거부해온 회원국이 반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헝가리는 전쟁 발발 이후 EU 차원의 지원이나 대러 제재 논의 과정에서 번번이 제동을 걸었다.
이달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헝가리의 OTP 은행이 러시아에서 영업을 계속하는 점을 이유로 이른바 '러시아 전쟁 스폰서' 명칭의 블랙리스트에 포함한 것을 두고 헝가리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씨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전날에도 EPF를 활용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과 관련해 "OTP 은행이 블랙리스트에 남아있는 한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는 대러 제재 논의도 마찬가지"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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