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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이슈 미술의 세계

“비엔날레 축적된 경험이 한국 작가들 역량 키워…해외 평론가들과 교류해 적극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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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 해외 진출 목격 3인방 인터뷰


한국작가들, 현대사회 주요 질문
흥미롭게 풀어가 보편적 공감 주목
매일경제

유명 출판사 파이돈에서 책 ‘1953년이후의 한국미술’ 편집자 미셸 로베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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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출판사 파이돈의 책 ‘1953년이후의 한국미술:균열, 혁신, 교류’ 편집자 미셸 로베치니
“국제적으로 한국미술을 알리기 위해 작가 연구가 마지막 중요한 열쇠다. 해외 예술가와 큐레이터간 교류로 완성될 것이다.”

세계적인 출판사 파이돈에서 한국 현대 미술을 알리는 개론서 성격의 책 ‘1953년이후의 한국미술:균열, 혁신, 교류(Korean Art from 1953)’ 편집을 맡은 미셸 로베치니는 매일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런던 기반 큐레이터이자 저자로 마크 브래드포드, 엘름그린&드래그렛, 샤론 헤이스, 구사마 야요이, 장-미셸 오토니엘, 조나스 우드 등 유명 작가들 관련 책을 냈다. 베네치아비엔날레 스위스관 심사위원으로 활약했고 유럽 곳곳에서 기획전시를 준비하기도 했다.

로베치니는 “한국 예술 관련 책 작업을 하면서 저자들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예술가와 미술사조를 소개해 줘서, 한국 미술과 최근 역사에 대해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다”면서 “독자들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발간한 이 책은 3쇄를 넘기며 1만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파이돈이 미술 뿐만 아니라 건축, 요리, 디자인, 패션, 사진도 다루기 때문에 인기를 가늠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학자나 큐레이터, 역사가, 예술애호가들이 반긴 것만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로베치니는 이 책을 기점으로 향후 한국 미술 관련 책이 더욱 활발하게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 책의 각 장은 쉽게 스핀오프(spinoff·기존 작품에서 파생된 이야기로 원작과는 다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책으로 변환될 수 있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출판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 작가에 대한 모노그래프 제작에도 관심이 있어 현재 조사 중이다. 선택할 수 있는 훌륭한 작가들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미술은 1990년대 후반부터 급성장했다”면서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관이 생기고 한국에 비엔날레와 예술기관이 확산되는 등 전시 측면에서 많은 일이 일어났다. 국제적인 관람객들에게 한국 미술 현장을 소개하기 위해 고안된, 한국미술에 대한 견고하고 포괄적인 연구가 마지막까지 누락된 연결고리였을 것이다. 해외로 초청된 한국 예술가들과 큐레이터들간 활발한 문화교류가 나머지를 채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미국 뉴욕 뉴뮤지엄 이미래 개인전 기획 게리 카리온 무라야리 수석 큐레이터 <사진제공=뉴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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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뉴뮤지엄 이미래 개인전 기획 게리 카리온 무라야리 수석 큐레이터
“젊은 작가들은 해외 레지던시 과정이나 교육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국제적인 맥락에서 비판적인 토론과 작업을 살펴볼 수 있다.”

미국 뉴욕의 대표적 컨템포러리미술관인 뉴뮤지엄에서는 오는 6월 20일부터 9월 17일까지 이미래 개인전 ‘Mire Lee: Black Sun’이 열린다. 이 전시를 기획한 게리 카리온 무라야리 수석 큐레이터는 이미 이미래 작가에 대한 언론 관심이 뜨겁다면서 전시 성공을 낙관했다.

무라야리 수석 큐레이터는 “이미래 작품을 수년간 지켜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박물관(MMK)전시와 싱켈 파빌리온에서의 HR 기거와의 2인전, 2022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그녀 작품이 지닌 창의성과 패기에 지속적으로 감명을 받았다. 뉴뮤지엄은 중요한 발전의 정점에 있는 젊은 작가들을 개인전으로 소개하려고 노력해 왔는데, 그녀 세대의 선도 예술가 중 한명이 될 준비가 됐다고 느껴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미래는 직관적이고 대담하게 실험적인 재료를 사용하면서 우리의 신체, 기술, 건축, 언어, 욕망, 두려움 등의 관계에 대한 도전적인 질문을 던진다. 큐레이터로서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예술이 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포함된다고 본다. 그녀의 작업은 강렬하고 도전적이며, 그녀는 육체적, 심리적 경험으로부터 창조해 낸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관객들이 뉴뮤지엄에 왔을 때 찾는 경험이므로 우리는 이미래의 전시가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휘트니뮤지엄에서 일하며 2010년 휘트니비엔날레를 공동기획했다. 2010년이후 뉴뮤지엄으로 옮겨 활동하며 주로 개인전 중심으로 전시기획을 맡고 있다. 2018년 뉴뮤지엄 트리엔날레를 공동 기획하기도 했다.

앞서 뉴뮤지엄 트리엔날레를 통해서도 이강승, 강로리 같은 젊은 세대 한국 예술가들이 소개됐고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뉴뮤지엄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예술감독이 제8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은 적이 있어 한국과 인연이 깊다는 점도 작용했다.

뉴뮤지엄은 전시 공간을 두배로 키워 새로운 건물로 확장할 준비를 하기 위해 내년에는 문을 닫을 예정이다.

그는 “미술관을 재개관 한 후에도 국제적인 프로그램은 계속 더 이어가고, 다양한 세대의 한국 작가들을 우리 관람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한국 미술계에 대한 연구를 더 확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작가들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 그 또한 한국의 비엔날레 역사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의 역사와 힘이 쌓여서 국제적인 관람객들이 한국 작가들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젊은 작가들은 해외 레지던시 과정이나 교육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국제적인 맥락에서 비판적인 토론과 작업을 살펴볼 수 있다. 또 다른 작가나 큐레이터, 그들 작품을 전세계의 새로운 맥락에서 소개하는 것을 돕는 평론가들과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매일경제

찰스 에셰 반아베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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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작가 김성환 개인전 여는 네덜란드 반아베미술관 찰스 에셰 관장
“한국 미술은 아직 영화나 음악 등 다른 분야 만큼 자리 잡지 못했지만 이것도 시간 문제일 것 같다. 한국미술은 현대사회는 물론 심화되는 개인화, 경제적 필요성이 인간들에게 가하는 압력에 대해 매우 능숙하게 이야기한다.”

오는 12월부터 내년 4월까지 미디어아티스트 김성환의 개인전을 여는 네덜란드 반아베 미술관의 찰스 에셰 관장(61)도 한국 작가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1936년 아인트호벤에서 근대와 현대미술을 위한 박물관으로 설립된 이곳은 일찌감치 미술관 컬렉션에 초점을 맞춰온 기관 중 하나다.

2004년부터 반아베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영국 런던예술대학(UAL) 센트럴세인트마틴 교수이자 2014년 상파올루 비엔날레 예술감독도 역임한 인물로 지난 2002년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로 일해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에셰 관장은 “우리 정책은 이전 세대의 작업과 우리 자신의 장소 및 시간과 관련해 구축된다. 우리는 국제 예술 작품과 그와 관련된 기억을 수집, 발표, 연구하고 보존한다. 우리는 예술 작품 컬렉션, 도서관 컬렉션 및 기관 기록 보관소를 우리 역사를 만들어가는 기반이라고 본다. 김성환처럼 동시대 작가의 전시는 우리 도시와 대중, 컬렉션과 그 역사와의 대화에 기여할 수 있어 의미있다. 우리가 하는 작업과 접촉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넓히려 하고 다감각적 형태의 매개 작업을 하고 다양한 커뮤니티가 우리가 보여주는 작품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기회를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작가 개인전은 미술관 소속 큐레이터의 제안으로 시작됐지만, 김 작가가 암스테르담 국립 아카데미 출신이라 미술관 관계자들과 인연이 있었다.

에셰 관장은 “김작가의 작업이 발전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의 작업을 깊이 있게 보여주고, 기존 작업과 새로운 작업을 한데 모아 대중이 그가 만들어내는 하나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정체성의 복잡성, 이주, 삶과 장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그가 제기하는 시의적절한 질문은 우리 미술관과 아주 관련 깊고 최근 전시에서 자주 반복되고 있다. 지금이 김성환이 대중에게 소개되고 미래를 위해 중요한 국제적 작가로 자리 매김할 적기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이 미술관은 이전에도 플라잉시티, 이주요 등 한국 작가들 작품을 선보였고, 한국 큐레이터 김현진과 함께 작업한 경험도 긍정적이었다.

“일반적으로 한국 문화는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있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특별한 영화감독, 음악가, 예술가를 배출했다. 미술 분야는 아직 다른 분야 만큼 자리 잡지못했지만 이것도 시간 문제일 것 같다. 우리가 한국미술에 대해 특히 높이 평가하는것은 현대사회는 물론 강렬한 개인화 및 경제적 필요성이 사람들의 삶에 가하는 압력에 대해 매우 능숙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한국 미술은 꽤 어두워 보일 수도 있는데 그것은 세상의 조건에 대한 합리적인 반응으로 보인다.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머리를 드는 예상치 못한, 해결되지 않은 가능성의 형태도 종종 있다. 이런 운명론과 감수성의 조합은 우리가 한국 작가들 작업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에셰 관장은 “우리는 양혜규와 미래 전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앞으로 이미래, 남화연, 임민욱, 송창경의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알아보고자 한다. 지난 몇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연결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한국예술가들과 인연을 맺을 방법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예전에 이곳에서 개최한 이주요 작가 전시에 대한 관람객 반응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여성들은 이주요가 삶의 위태로움을 다루는 방식과 재료를 매우 조심스럽게 배려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면서 “김성환 전시는 다른 반응을 상상한다. 그의 작품은 기술적으로 고도로 정교하면서도 예술에서 재료가 할 수 있는 일과 의미에 대한 깊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두 가지 측면을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이 높이 평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중 일부는 세련미를, 다른 일부는 물질성을 즐길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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