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로 올해 1분기 주요 카드사들의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삼성·KB국민카드 역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9.5%, 31% 줄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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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데 이어 카드론, 리볼빙 잔액도 늘며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카드값을 내지 못해 다음 달로 이월하는 상품인 ‘리볼빙’ 잔액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카드사 실적은 전체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삼성카드 역시 같은 기간 14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9.5% 줄었다.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급감했다. 이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458억원, 544억원으로 각각 46.4%, 40.5%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8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현대카드의 경우 영업이익 14억원, 세전이익 1억원이 늘며 실적이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카드사가 실적 부진 늪에 빠진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 탓이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는 3.50%로 1년 만에 2%포인트 늘었다. 금리가 오르며 카드업권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하자 카드사들의 대손 비용도 증가해 실적이 크게 줄게 됐다. 대손 비용이 늘었다는 건 연체채권 증가로 비용이 늘었다는 의미로, 카드사 고객의 신용본실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대손 비용은 104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610억원) 대비 136%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경우 1896억원, 우리카드는 1026억원으로 각각 84%, 68%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올해 1분기 대손 비용으로 1910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31% 늘었다.
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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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의 체크카드 관련 실적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가 올해 1분기 발급한 체크카드 건수는 1억440만건 정도로 직전 분기 대비(1억508만건) 68만건 감소했다. 체크카드 이용 실적 역시 4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전체적인 카드 업권 실적이 악화하는 와중에 리볼빙 대출 잔액과 카드론 잔액도 늘어나는 것도 카드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대개 리볼빙은 고객이 카드값을 내지 못해 다음 달로 이월하는 상품인 만큼, 금융 취약 차주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연체했거나, 연체할 우려가 있는 차주에게 채무액을 다시 빌려주는 제도를 뜻한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리볼빙 잔액(잠정치)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7조2150억원 정도다. 이는 전년 동기(6조2419억원)와 비교하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2020년 말(5조3913억원)로 범위를 넓히면 그 차이는 2조원으로 커진다.
카드론 대환대출 상황도 나쁘긴 마찬가지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727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9101억원) 대비 28.8%나 증가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고객들의 상환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미국이 금리를 재차 올리게 되면 상황은 보다 악화할 수 있기에 업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카드업계는 실적 악화뿐 아니라 리볼빙,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 등으로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따라서 올해 카드업계는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이미 진행 중인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정수 기자(ess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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