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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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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재투표' 튀르키예 대선 결과에 EU "민주주의 승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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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투표율 88.8%로 직전 대선보다 높아..러시아 "어떤 경우에도 양국 협력 지속·심화 확대할 것"

머니투데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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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 서방과 러시아가 주목하는 튀르키예(터키) 대통령 선거가 1차 투표에서 당선자를 가려내지 못하고 오는 28일 결선투표를 앞둔 가운데 유럽연합(EU) 수장과 러시아가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4일(현지시간) 치러진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가 결국 승자를 가리지 못했지만 투표율이 80% 이상에 달했다며 이를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한 뒤 재투표 결과를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튀르키예 대선 결과에 따른 양국 협력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15일 AFP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튀르키예 대선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튀르키예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할 민주적 권리를 행사하고, 민주적 제도를 소중히 여긴다는 매우 분명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미셸 상임의장도 튀르키예 대선의 높은 투표율을 언급하며 '튀르키예 시민'들을 치켜세웠다.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인 최고선거위원회(YSK)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88.8%로 매우 높았다. 2018년 대선 당시 투표율은 86.2%였다.

하지만 두 인사 모두 튀르키예 대선 후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AFP는 전했다. 튀르키예 대선은 '올해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힐 만큼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선거 중 하나다. 튀르키예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여 대선 결과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정치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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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10월 13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정상회의 중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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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우리는 튀르키예 국민의 선택에 큰 존중심을 갖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양국 협력이 지속되고, 심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은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이 확정되면 튀르키예와 러시아 간 협력이 강화되고, 나토 내 불협화음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하고 야당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후보가 당선되면 러시아가 아닌 서방과 튀르키예 간 관계가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YSK에 따르면 개표율 99% 기준 현 대통령이자 정의개발당(AKP) 후보인 에르도안의 득표율은 49.4%로 집계됐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득표율은 44.96%, 시난 오안 승리당 후보는 5.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튀르키예 대선은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끼리 2차 투표를 진행해 당선자를 결정한다. 14일 선거에서 과반 득표율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오는 28일 2차 투표에서 다시 맞붙게 된다.

선거 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1차 투표에서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가 승기를 잡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어내며 선전했다. 예상외 결과에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는 두 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고, 주식시장도 요동쳤다.

리라화 환율은 15일 장 중 한때 달러당 19.70리라로, 리라화 가치는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3월 리라화 환율은 대지진 영향으로 달러당 19.80리라까지 오르며 리라화 약세를 나타냈다. 튀르키예 정치평론가인 하칸 악바스는 로이터통신에 "(대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앞으로의 2주는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긴 2주가 될 것이며 이 기간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며 "증시가 요동치고 환율에도 큰 불확실성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스탄불 증시는 15일 개장 전부터 벤치마크 지수가 6.38%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보르사 이스탄불 증권거래소는 개장 전인 오전 9시 55분(한국시간 오후 3시 55분)부터 오전 10시 30분(오후 4시 30분)까지 서킷 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 정지)를 발동했다. 한국시간 기준 15일 오후 10시 10분 현재 튀르키예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지수(BIST 100지수)는 개장 전 급락세에서 다소 회복한 3.88%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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