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5대 학회가 공동주최한 학술대회에서 한국경제학회는 "생산성 개선이 부진할 경우 2050년에는 0%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인구 고령화와 장기 경제성장률을 주제로 발표한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010년대 경제성장률 하락은 생산성 증가세 둔화에 주로 기인한다"며 "2010년대 흐름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50년에 0%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저출산·고령화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생산연령인구가 2019년 정점을 찍고 2020년대 이후 빠르게 감소함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까지 하락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1~2019년엔 노동 공급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정도 증가했으나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2031~2040년(-0.3%), 2041~2050년(-0.7%)엔 성장기여도가 오히려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은 생산성을 개선하고 노동 공급 축소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노동 시장을 개혁하고 기술력을 갖춘 신생·혁신 기업을 지원해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출산으로 경제활동 참가가 어려운 여성들, 고령층, 외국 인력을 적극 수용해 노동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사회학회는 인구 감소 시대의 이민정책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이민청 설립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인구절벽과 이민정책 발표를 맡은 이혜경 배재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에서 이민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이민청 설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이민자 유입은 피할 수 없다"며 "이민정책의 제도적 일관성과 정책적 연계성을 위해 이민정책을 주도할 독립적 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민사회에 대비한 중장기 계획 수립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민청 논의가 자칫 전담기구 설립으로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다양성까지 포괄하는 철학이 준비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무조건적인 이민 확대 정책이 아니고 우리가 지향하는 한국 사회의 큰 그림을 그리며 필요한 이민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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