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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은행에 몰린 뭉칫돈…10억 원 초과 고액예금 800조 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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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기를 맞아 잔액 10억 원이 넘는 고액예금 증가세가 지속돼 이들 계좌의 총예금 규모가 80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 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 부담이 커지자 기업들이 대출보다는 예금을 활용하면서 증가 폭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 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796조 3천480억 원이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6월 말(787조 9천150억 원)과 비교하면 1.1%(8조 4천33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를 다시 경신했습니다.

1년 전과 견주면 3.5%(26조 6천260억 원) 증가한 겁니다.

지난해 말 기준 10억 원 초과 고액계좌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정기예금이 564조 5천460억 원으로 1년 전(509조 8천150억 원)과 비교해 10.7%(54조 7천310억 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기업 자유예금은 같은 기간 234조 7천850억 원에서 219조 8천900억 원으로 6.3%(14조 8천950억 원) 감소했고, 저축예금은 24조 4천480억 원에서 11조 5천250억 원으로 52.9%(12조 9천230억 원) 줄었습니다.

기업 자유예금은 법인과 개인기업의 일시 여유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상품이며, 저축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결제성 예금입니다.

즉 지난해 개인과 기업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이율이 낮은 저축예금이나 기업 자유예금보다는 예치기간을 정해놓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등으로 몰려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저축성예금 중 5억 원 초과∼10억 원 이하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75조 6천660억 원이었고, 1억 원 초과∼5억 원 이하는 211조 1천억 원으로 반년 전에 비해 각각 4.2%(3조 220억 원)와 5.4%(10조 7천590억 원) 증가했습니다.

전년 말과 비교하면 9.4%(6조 5천210억 원)와 8.8%(17조 540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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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액 정기예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과 10월 두 번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 인상 랠리가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차례로 예금 금리에 반영되자 개인 고객 자산가는 물론, 기업들도 은행 예금에 여윳돈을 넣어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10억 원 초과 고액예금의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은 2017년 말 7.2%, 2018년 말 13.3%, 2019년 말 9.2%, 2020년 말 9.4%, 2021년 말 13.8% 등에서 지난해 말 3.5%로 둔화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증가율(전기 대비)은 1.1%로, 4.4% 줄었던 2013년 2분기 이후 증가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자금 경색 등으로 대출금리가 치솟아 이자 부담이 늘어나자 기업들이 보유예금 중 일부를 대출 상환에 활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예금은행 기업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1분기 3.35%에서 2분기 3.63%, 3분기 4.41%에 이어 4분기 5.50%까지 뛰었습니다.

통상 10억 원 초과 은행 고액 예금의 80∼90%를 기업이 차지하고 있어, 기업들이 고액 예금 중 일부를 빼면서 증가율이 둔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올해 들어 기업 자금시장 경색이 어느 정도 풀린 데다 대출금리도 내려가고 있어 기업 고액예금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경기 둔화로 투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기업들이 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 분기 대비)은 0.3%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가 줄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덕기 기자(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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