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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의 모습 못보여준 기성 교회… 기독교 지도자들 정말 정신 차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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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인터뷰

동아일보

이영훈 한교총 대표회장은 “과거에 매여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데 우리 사회는 자꾸만 과거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피해의식과 이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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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자세로 섬김과 희생을 다 하는 초심을 회복하려고 합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순복음교회 창립 65주년(18일)을 맞아 8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오늘날 교회에 물량주의와 교권주의 등이 생겨난 것은 기독교가 처음 이 땅에 왔을 때 가진 초심을 잃은 탓”이라며 “앞으로 환골탈태해 사회와 국민을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58년 5명으로 시작한 순복음교회는 현재 신도 57만여 명의 대형 교회로 성장했다. 이 대표회장은 21일 담임목사 취임 15주년을 맞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교회의 물량주의, 교권주의를 지적하셨습니다.

“이 땅에 기독교가 처음 왔을 때와는 달리 교회의 크기와 화려함, 신도 수에 너무 치중하는 면이 있지요. 교회가 커지다 보니 그 안에서 또 자리다툼도 벌어지고요. 교회가 부흥하는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텅 빈 들에서 당신이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낮게 사셨습니다. 낮아짐, 섬김, 희생이 바로 신앙의 근본 자세지요. 우리가 그에 부합하고 있는지 자성해야 합니다.”

―기독교가 처음 왔을 때의 초심이란 무엇을 말하는지요.

“개화기에 민중이 기독교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것은 당시 교회가 가장 낮은 곳에서 진심으로 사람들을 섬겼기 때문입니다. 교육, 의료 사업은 물론이고 교회 안에서는 신분과 계급, 남녀의 차이도 없었지요. 지금 우리 안에는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교권주의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사이비 종교의 폐해도 심각한 것 같습니다.

“우리 탓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낮아짐, 섬김의 모습을 못 보여준 기성 교회와 이에 실망한 사람들 사이의 틈을 사이비 종교가 파고든 것이죠. 대부분 기성 교회에 다니던 분들이 옮겨 가셨거든요. 기독교 지도자들이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개신교가 종교개혁에서 나왔는데 그 개혁 정신을 잊어버리면 안 되지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요.

“미국에 있을 때 보니 미국 교회에는 고등부 대표 장로, 청년 대표 장로도 있더군요. 미래 세대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 교회에 고등학생 장로를 두자고 하면 아마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어른들 중심이니까요. 제가 재임하는 동안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창립 65주년을 맞았습니다. 어떤 교회로 남길 바라십니까.

“순복음교회가 시작된 1950년대 후반은 우리나라가 가장 어려울 때였습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모든 것을 뜨겁게 바쳤지요. 5명으로 시작한 교회가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모습이 사람들에게 와닿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사회와 국민 뜨겁게 섬기는 교회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국민과 신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신 화상의 아픔을 딛고 희망 전도사로 활동해온 이지선 씨가 모교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됐습니다. 제가 그분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감동한 게, 피해자라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꿈과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한 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게 되기 때문에 그것과 이별하고 가해자를 용서했다고요. 절망적인 상황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을 때 그것에 매여 있으면 과거로 돌아가게 되고 결국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물론이고 경제, 안보 문제로도 힘든 시기지만 모든 국민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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