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은 누구 것?"…광주시의회, 5월 단체·기관에 작심 쓴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의원 5명, 이례적 릴레이 5분 발언…"숭고한 긍지 물려줘야"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일주일 앞두고 광주시의원들이 5월 관련 단체와 기관, 5·18 기념행사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릴레이 5분 발언하는 의원들
[독자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정다은·심창욱·채은지·강수훈·이명노 의원은 11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응답하라! 1980'을 주제로 5분 릴레이 발언을 이어갔다.

의원들은 이례적으로 릴레이 발언 형식을 빌려 5월 단체를 비롯해 광주시, 기념재단, 기록관 등 관련 기관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5·18은 누구의 것인가?'를 주제로 발언에 나선 정다은 의원은 "5·18은 개인이나 특정 조직의 것이 아니다"며 "광주의 혼과 얼에 관한 문제이고, 대한민국을 바꿨으며, 세계가 기억하는 자랑스러운 민주화의 역사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정부는 재정지원에 그쳤고, 대부분의 정치인은 선거할 때만 찾았다"며 "광주시는 국비만 내려오면 기계적으로 전달만 했다"고 질타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심창욱 의원은 허술한 망월묘역 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심 의원은 "올해 1월 광주시 고령사회정책과가 파악한 묘역현황 자료와 실제 존재하는 묘지의 기수조차 달랐다"며 "같은 시점에 고령사회정책과가 가진 묘역현황 자료와 5·18 선양과가 가진 묘역현황 자료 역시 서로 묘지 기수가 다르다"고 밝혔다.

5·18 기념재단에 대해선 "코로나에도 사업을 취소하거나 축소한 사업이 없다"며 "사업 결과 보고서를 보면 그저 사업 연장을 위한 사업과 단체를 위한 행사를 강행한 것이라는 여론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의 운영 실태를 지적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채은지 의원은 "기록물 평가와 선별은 5·18의 책임성과 투명성 확보에 매우 중요한 절차"라며 "그러나 기록관의 기록물 수집 및 보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시스템은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채 의원은 "기록연구사는 수개월째 공석이고 수집 자료는 박스째 쌓여있으며 보관 자료는 원형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공법단체인 민주화운동부상자회가 '공법단체 이외의 단체가 5·18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공문을 광주시에 보낸 데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강수훈 의원은 "5·18 행사위원회가 민주화운동부상자회의 회장의 제명을 논의하는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 민주화운동부상자회가 5·18행사위원회에서 탈퇴한 이후 벌어진 일"이라며 "오월 단체는 분열되고 갈라졌다"고 우려했다.

5·18 기념행사에 대해서도 "49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행사지만 여전히 식상하다"며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며 더 늦기 전에 5·18 기념행사가 쇄신하고 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이명노 의원은 5·18교육관의 운영 실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5·18 교육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5·18 이름만 빌린 교육관일 뿐이다"며 "강의실, 세미나실, 생활관을 담은 대관용 시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시의원들의 이날 릴레이 발언은 정다은 의원이 제안해 이뤄졌으며, 5·18과 관련해 시민이 느끼는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의원들이 주제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노 의원은 "선배 시민들의 헌신으로 박동을 시작한 5·18의 심장 광주는, 세계인들의 가슴에 민주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훼손되지 않은 숭고한 긍지를 후대에 물려주자"고 강조했다.

minu2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