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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5년 후 물가 전망 더 올라
제롬 파월 Fed 의장.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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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4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에서 3년 후와 5년 후 기대 물가상승률이 각각 2.9%와 2.6%로 예측했다. 전월과 비교해 0.1%포인트씩 상승했다. 특히 3년 후와 5년 후 기대 물가상승률은 Fed가 목표로 하는 2% 물가상승률보다 모두 높았다. 향후 1년간 예상하는 기대 물가상승률은 4.4%로 3월 조사 때 나온 4.7%보다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4% 중반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예측됐다.
기대 물가상승률은 각 경제 주체들이 예측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예측치이지만, 기대 물가상승률이 올라가면 실제 물가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앞으로 물가가 계속 높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만큼 임금과 상품가격을 미리 올릴 가능성이 높다. 또 투자도 물가가 오르기 전에 당겨서 하려는 경향도 세진다. 이는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는데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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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기에 더 커진 경기 침체 가능성
실리콘밸리뱅크(SVB) 앞에 행인들이 다가가 은행 로비문에 게시된 메시지를 읽고 있다. [UP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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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쉽게 떨어지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실제 뉴욕 연은의 같은 조사에서 1년 후 소비자 지출은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월 조사에서 나온 예측치(5.7%)보다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각 경제주체가 향후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은 경기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특히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시작한 미국 지역 중소은행의 위기가, 돈 줄 조이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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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정책 효과성 의문도
물가와 경기 전망이 엇갈리면서, Fed의 긴축정책이 실물 경기만 하락시키고 정작 물가 상승률 둔화엔 큰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동안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던 에너지·식료품 등은 통화 정책보다는 공급망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커서, 금리로 통제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집값 등을 포함한 주거비도 미국은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 당장의 기준 금리 인상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해석도 있다.
이 때문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고금리로 인해 경기만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부 변동 요인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하더라도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면서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노동력이 감소하면서 생긴 문제인데, 이 또한 일종의 노동력 공급망 차질 문제라 통화 정책만으로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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