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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때 행방불명된 10대 최대 69명…행불자 11세, 고아원서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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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5·18 행발불명자 묘역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행방불명된 것으로 의심되는 아동·청소년이 최대 69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사위는 5월 항쟁 당시 사라졌다고 신고된 242명 중 소재가 확인된 9명을 제외한 233명(인정자 76명, 불인정자 157명)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행방불명으로 신고된 사람들 가운데 10대 이하인 아동·청소년은 모두 69명(인정자 30명, 불인정자 39명)으로 확인됐다.

20대 행방불명자 82명을 포함하면 전체 행방불명자의 62%가 20대 이하이다.

조사위는 10대 이하 행불자 가운데에서 만 13세 미만의 아동 행불자는 아동복지시설로 보내졌거나 해외 입양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행불자 조사 과정에서 당시 11세 나이로 실종된 조모씨가 서울과 부산의 아동복지시설에서 고아로 지내왔던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5월 항쟁 당시 전남도청에서 음식을 해주던 어머니를 찾아간다고 나간 뒤 행방불명됐다.

그의 아버지가 8년 뒤 조씨를 행방불명자로 신고했는데 목격자 등 마땅히 증명할 길이 없어 공식 행방불명자로 인정되지 않아 불인정자로 남았다.

이후 아버지가 숨지면서 조씨는 찾는 사람 없이 평생을 고아로 지냈다.

조사위는 이러한 사례를 토대로 5·18 행방불명자로 인정된 당시 7살 이창현 군이 아동복지시설에 머물렀거나 해외로 입양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뚜렷한 흔적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헤럴드경제

이동춘 목포과학대교수가 어린이를 안고 군용 차량에 타 있는 모습[연합]


5월 항쟁 마지막 날인 27일 전남도청 앞 군용 호송 버스에 타고 있던 빨간 스웨터를 입은 신원미상의 아동이 이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당시 계엄군에 붙잡힌 이동춘 목포과학대 교수가 호송 버스에서 신원미상의 아동을 안고 있는 모습이 외신 기자의 사진·영상을 통해 확인됐었다.

기록물이 공개되자 이 아동은 당초 이름 없는 시신으로 5·18 묘지에 안장된 무명열사(4살 추정)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아동 행방불명자 찾기 일환으로 국내·외 입양기관에 대한 조사를 펴고 있다.

조사위는 “행방불명자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한 사람이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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