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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때 사라진 아동·청소년 최대 69명…입양기관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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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 항쟁 때 실종됐다가 아동복지시설 머문 사례 확인

연합뉴스

국립 5·18민주묘지의 행방불명자 묘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행방불명된 것으로 의심되는 아동·청소년이 최대 6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쟁 때 실종 됐던 아동이 이후 복지시설에 머문 사례가 확인되기도 함에 따라 국내·외 입양기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10일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사위는 5월 항쟁 당시 사라졌다고 신고된 242명 가운데 소재가 확인된 9명을 제외한 233명(인정자 76명, 불인정자 157명)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행방불명으로 신고된 사람들 가운데 10대 이하인 아동·청소년은 모두 69명(인정자 30명, 불인정자 39명)으로 파악됐다.

20대 행방불명자 82명을 포함하면 전체 행방불명자의 62%가 20대 이하 연령층으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10대 이하 행불자 중에서도 만 13세 미만의 아동 행불자의 경우 아동복지시설로 보내졌거나 해외 입양된 것은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행불자 조사 과정에서 당시 11세 나이로 실종된 조모씨가 서울과 부산의 아동복지시설에서 고아로 지내왔던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조씨는 5월 항쟁 당시 전남도청에서 음식을 해주던 어머니를 찾아간다고 나간 뒤 행방불명됐다.

그의 아버지가 8년 뒤 조씨를 행방불명자로 신고했는데 목격자 등 마땅히 증명할 길이 없어 공식 행방불명자로 인정되지 않아 불인정자로 남았다.

이후 아버지가 숨지면서 조씨는 찾는 사람 없이 평생을 고아로 지낸 것으로 조사위는 파악했다.

연합뉴스

이동춘 목포과학대교수가 어린이를 안고 군용 차량에 타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사위는 이러한 사례를 토대로 5·18 행방불명자로 인정된 당시 7살 이창현 군이 아동복지시설에 머물렀거나 해외로 입양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뚜렷한 흔적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은 5월 항쟁 마지막 날인 27일 전남도청 앞 군용 호송 버스에 타고 있던 빨간 스웨터를 입은 신원미상의 아동이 이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당시 계엄군에 붙잡힌 이동춘 목포과학대 교수가 호송 버스에서 신원미상의 아동을 안고 있는 모습이 외신 기자의 사진·영상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기록물이 공개되자 이 아동은 당초 이름 없는 시신으로 5·18 묘지에 안장된 무명열사(4살 추정)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아동 행방불명자 찾기 일환으로 국내·외 입양기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행방불명자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한 사람이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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