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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은 패딩은 어디서 살 수 있어요?”
지난 3월 소셜미디어에서 한 장의 사진이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교황이 흰색 패딩을 입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알고 보니 AI가 합성한 것이다. 미디어 매체와 플랫폼이 다각화되고 누구나 정보를 쉽게 올릴 수 있는 환경은 ‘인포데믹(infodemic·잘못된 정보가 온라인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을 불러온다. 전문가는 “챗GPT 시대가 도래하면서 허위정보 이슈는 점점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며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에듀플러스는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현실과 개선해야 할 방향을 들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생존 수영을 가르치잖아요. 생존 수영처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정보의 바다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이죠.” 기성세대가 미디어를 처음 접했던 시기에 비해 미디어를 생애 최초로 접하는 시기가 점차 빨라진다.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 정보를 얻는 활동을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대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다양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선별하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선별 취사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 선별 못하면 잘못된 정보에 휘둘려
최근 유튜브가 뉴스 이용 플랫폼 1위로 자리매김하면서 허위정보에 대한 선별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2021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뉴스를 접하는 소셜미디어로 유튜브(66.8%)가 1위로 뽑혔다. 반대로 허위정보를 제공하는 소셜미디어로도 유튜브(58.4%)가 꼽혀 문제점을 드러냈다. 게이트 키핑이 제대로 되지 않는 플랫폼에서 무분별하게 가짜뉴스와 허위정보가 퍼져 나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에서 사용자가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정보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본질로 비판적 사고 능력 강화를 꼽는 이유다.
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본질은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힘”이라며 “미디어를 선별하는 능력을 포함해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 파악하는 역량이 학교 졸업장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각 소셜 미디어 특징을 바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정보가 올라가는 미디어에 따라 정보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책임 연구원은 누구나 쉽게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에서는 누구나 허위 정보의 생산자나 허위정보에 의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책임 연구원은 “학생들이 허위정보가 퍼졌을 때 당사자가 입을 피해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재미있는 정보라고 생각해서 혹은 친구가 보내줬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했을 뿐이라는 생각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정보 생산자…윤리 가이드 필요
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생산자 윤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를 생산하고 확산할 때 허위정보를 만들지 못하도록 윤리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받은 정보가 의심될 경우, 공유만 멈춰도 정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학교 내 교육도 늘어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 공통 핵심 내용과 성취기준에 미디어 리터러시가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최근 초·중·고 공식 교육과정 내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내용을 연구·분석하고 체계화하는 연구도 진행된다.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확대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도 보인다. 양 책임연구원은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대학 진학과 연계된 과목이 신설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디어 리터러시와 유관한 과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미디어 리터러시가 입시 과목은 아니지만 학생들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수시 전형 등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 효과는 고민해 봐야 할 봐야 할 부분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특성상 단시간 안에 눈에 보이는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경험이 있는 학생과 경험이 없는 학생을 비교했을 때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 능력이나 건전한 미디어 이용 습관 등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 모습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길게 봐야…체계적 교원 양성
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태도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단기간에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 양성 교육도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연구자가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체계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은 전문 교사 부족이다. 교육부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통합 포털 ‘미리네’를 통해 교수 학습 자료 등을 제공하지만, 수업의 질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심지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는 교사조차 잘못된 정보를 가르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본질과 철학적 자세 등을 생각해 보지 않고 수업을 기술 중심으로만 접근하면 제대로 된 교육이 될 수 없다”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 체계적인 커리큘럼 바탕으로 양질의 교원을 길러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책임 연구원 |
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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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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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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