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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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가 12년 만에 아랍연맹(AL) 회원국 자격을 회복했다. 국제사회에서 학살자로 지목되며 ‘왕따’로 전락했던 바샤르 알아사드(57) 대통령이 외교 무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랍연맹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비공개 외무장관회의를 열고 “시리아를 아랍연맹에 다시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랍연맹은 2011년 알아사드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것을 규탄하며 시리아를 연맹에서 퇴출했다.
시리아의 복귀는 22개 회원국 가운데 과반수 이상인 13개국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됐다.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돼 어느 국가가 표결에 참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카타르 등 일부 아랍 국가들은 회의에 불참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아흐메드 아불게이트 사무총장은 이날 “이번 결정은 모든 아랍 국가들이 시리아와의 관계 정상화에 나서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면서도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의 시작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랍연맹은 향후 시리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사우디·이집트 등이 참여하는 장관급 회의체를 설립하기로 했다. 시리아 정부는 내전을 정치적인 방식으로 종결시키고, 마약 밀매와 난민 등 내전으로 인한 문제를 회원국들과 공동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2011년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학살·고문 등 잔혹 행위를 자행한 인물로 지목됐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강경 진압은 내전으로 비화했고, 시리아 정부군은 2014년 수도 다마스쿠스 근처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를 살포해 국제사회의 큰 비판을 받았다. 지금까지 약 50만 명이 사망하고, 인구(2300만 명)의 절반이 피란민이 됐다는 추산이 나온다.
아랍연맹은 내전 초기엔 알아사드 정권의 강경 진압과 잔혹 행위를 규탄하며 시리아와의 관계를 끊었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이 주요 동맹국인 러시아와 이란의 도움으로 최근 몇 년간 국토의 대부분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고 우위를 점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지난 2월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으로 대규모 난민 문제가 발생하자 이웃 아랍 국가들이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서는 등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파이살 빈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지난달 19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알아사드 대통령을 만났고, 그를 이달 19일 자국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정식 초청했다. 사우디 외무장관의 시리아 방문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서방 국가들은 비판에 나섰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면서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핵심 제재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도 “알아사드 정권은 무고한 시리아인들을 구금해 고문하고 살해하고 있다”며 “영국은 여전히 알아사드 정권과의 관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시리아의 동맹국인 러시아는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로 중동 지역에 더 건강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내전으로 발생한 문제도 신속히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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