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소인수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5.07. 대통령실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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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9~21일 열리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도중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함께 참배한다. 한국 대통령이 이 위령비를 찾는 것도, 한일 정상이 함께 참배하는 것도 모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7일 기시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의 히로시마 방문 계기에 우리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WCK 세계대전)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 (윤 대통령과)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도 함께 참배하는 것에 윤 대통령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한국인 위령비는 재일동포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주도로 1970년 건립됐다. 애초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추모하는 평화기념공원 밖에 설치됐지만 1999년 공원 내 현 위치로 이전 설치됐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은 원폭이 투하된 자리 인근에 조성된 곳으로 원폭의 상징 격인 원폭 돔, 기념관 등이 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1945년 당시 이 지역에는 10만여 명의 한인 동포가 살고 있었다. 원폭 투하로 약 2만여 명의 한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히로시마 원폭 사망자의 10분의 1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애초 G7 정상회의 참석 차 히로시마에 방문하면서 이곳에서 참배하고 한인 원폭 피해자 및 후손과 만나는 방안을 검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먼저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함께 추모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며 “말과 행동으로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표현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6년 5월 히로시마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히로시마 위령비에 참배하면서 한국인 위령비는 찾지 않았다. 피해자 전체를 추모하는 위령비와 한인 위령비는 약 150m 가량 떨어져 있다. 한국인 고위 인사 중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재임 시절인 2010년 한국인 위령비에 참배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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