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후 가능성 거론…인도 SCO 외교장관회의서 기자회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 지붕 위에서 최근 드론(무인기)이 폭발한 사건에 대해 "분명한 적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인도 고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인도를 찾은 그는 "'개전 이유'(카서스 벨리) 등을 이야기하며 반응하지는 않겠지만 구체적인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서스 벨리는 라틴어로 전쟁을 정당화해주는 행동이나 사건을 뜻한다. 러시아는 현재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용어로 지칭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 2일 밤 모스크바 크렘린궁 상공에서는 15분의 시차를 두고 연이어 드론이 폭발했다.
크렘린궁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무실, 기념식장, 상원 등이 있으며 러시아는 이후 크렘린궁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그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테러 행위에 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미국이 내리는 것을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실행할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이날 "키이우(우크라이나의 수도)의 테러리스트들은 그들의 주인(미국) 모르게 그런 공격을 실행할 수는 없다"며 '미국 배후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이어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 등 SCO의 장관들도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을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SCO는 2001년 중국·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중국·러시아 외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이 회원이다.
인도는 오는 7월 3∼4일 수도 뉴델리에서 SCO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은 이런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명백하고 뻔뻔한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일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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