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루트닉 2파전
트럼프, 재무장관에 관세 공약 이행 의지 주문
라이트하이저 등 제3후보도 고려
트럼프 2기 행정부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헤지펀드 키 스퀘어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스콧 베센트(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 겸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CEO인 하워드 루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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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고문들은 재무장관 후보들에게 광범위한 관세 공약을 이행할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10~20%포인트, 대(對)중국 관세 60%포인트 부과를 예고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의 이 같은 요구는 특히 재무장관 유력 후보로 꼽혀 온 베센트를 집중적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센트의 과거 언론 인터뷰가 문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베센트는 대선 전 영국의 한 경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을 "극단주의적"이라고 표현하며 "내 견해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트럼프) 그는 자유무역주의자"라고 말했다. 이는 '관세맨'을 자처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철학과는 배치된다. 다만 베센트는 최근 들어 관세에 대한 입장을 바꿨고, 지난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관세는 미국인들을 일어서게 하는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공약 이행 의지를 보여달라는 트럼프 당선인 측의 주문은 측근들이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내분을 일으키는 가운데 나왔다. 당초 베센트가 트럼프 2기 첫 재무장관 후보로 거의 확정적이었지만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이자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CEO인 하워드 루트닉을 공개 지지하면서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6일 자신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루트닉에 대해 "실제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고 언급하며 재무장관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베센트에 대해선 "평소와 다름없는 선택"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새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면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같은 날 X에 "자유의 화폐 비트코인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는 루트닉"이라며 루트닉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베센트는 머스크가 X에 글을 올린 직후 그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정가와 월가에 따르면 베센트는 경제계에서 안정적인 인물로 통한다. 반면 루트닉은 트럼프 당선인 측근 중 강경파 중심으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루트닉이 과거 공화·민주 양당 정치인들에게 선거 자금을 기부했고 이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도 포함돼 있어 차기 행정부 입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공화당이 차기 상원 원내대표로 머스크가 지지한 릭 스콧 의원이 아닌 존 튠 의원을 선출했듯 머스크 역시 정치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지적 역시 제기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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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 측근들 사이에서는 제3 후보가 재무장관으로 낙점될 가능성 또한 거론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윌리엄 해거티 상원의원, 마크 로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CEO 등이 후보군으로 알려졌다. 특히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1기 시절 무역 정책을 설계한 인물로 관세를 통해 무역적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트럼프 2기의 USTR 대표, 상무부 장관뿐 아니라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도 재무장관 자리를 둘러싼 내분에 좌절한 것처럼 보인다"며 "베센트와 루트닉의 측근들이 트럼프에 압력을 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또 다른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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