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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6G 주도권 전쟁

미·중 첨단기술 ‘표준전쟁’…6G·AI 등 ‘대중견제 동참’ 요구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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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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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양자(퀀텀) 컴퓨터 등 미래 기술의 국제 표준 정립을 위한 국가 전략을 마련키로 했다. 최초의 ‘국가 표준전략’ 발표로, 민간영역에서 진행되던 첨단기술 표준 개발에 정부 개입을 강화해 ‘중국의 굴기’를 견제하겠다는 의지다.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를 넘어 주요 핵심 기술로 ‘경제동맹’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은 주요 파트너들과 전략을 시행하겠다고 밝혀 한국 등 동맹국가들에게 대중국 견제를 위한 동참을 압박해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핵심 및 신흥 기술(CET)에 대한 미 정부 국가 표준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CET에 대해 통신·반도체·AI·바이오·자율주행·배터리·퀀텀 컴퓨터 등 10여개의 분야를 광범위하게 지목했다. 다양한 미래 기술 분야에서 기술 표준을 개발해 우위를 점하겠다는 조치다. 연구개발(R&D)·인력 지원 자금 증대 및 파트너와 협력 심화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세부 사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동맹국 파트너사들에게 자금을 내거나 받도록 유도하고, 동참한 기업들에게 표준 개발 참여를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미국은 6세대(G) 이동통신 등 차세대 기술 개발과 관련해 자국보다 앞서 글로벌 표준 제정을 주도하는 중국의 영향력 행사에 우려를 표해왔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전략적 경쟁자들은 표준 개발 과정의 원칙을 훼손하고 미래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투자와 강압적인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브리핑을 통해 “전략적 경쟁자들이 핵심 첨단기술 분야 표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어 우리 경제 및 국가 안보에 치명적”이라며 “우위 유지를 위해 표준 마련에 대한 약속을 새로 정비할 필요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부문과 협력해 같은 마음을 가진 나라들과 공조를 통해 국제 표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인도·태평양 및 쿼드(QUAD) 국가들과 표준 부문에서 우선 협력할 것이라고 해 한국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망을 넘어 미래기술 표준에서도 동맹 위주로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부 언론은 AI와 양자컴퓨팅 등으로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다른 미 당국자는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는 어떤 나라도 배제하지 않는다. 모두가 협상 테이블에 오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7일 브루킹스연구소와 대담에서 “제조업뿐 아니라 미래 핵심 기술에서 미국의 경쟁력은 약화하고 있다”며 “(대중국 견제는)맞춤형 조치이지 기술 봉쇄가 아니다. 군사적으로 미국에 도전하려는 소수 국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이 중국에 맞서 기술 표준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만큼 한국과의 협력은 더 광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달 정상회담을 통해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신설해 바이오·배터리와 에너지 기술·반도체·디지털·퀀텀 등의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미 상무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설립하기로 한 국가반도체기술센터에도 한국 기업과 연구소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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