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저케이블, 전세계 전산거래 10조달러어치 전송… 유럽 일대 러시아 정찰 빈도↑
지난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 31번째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한 핀란드의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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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광케이블 등 서방의 중요 해저시설물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틀러 나토 정보·안보 담당 사무차장보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군과 정보기관을 동원해 서방 동맹국들의 지상, 해저시설물들을 정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틀러 사무차장보는 "러시아가 미국이나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을 겨냥, 해저케이블 등 중요시설물 공격에 나설 수 있다"며 "이는 지속적이고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토에 따르면 전세계 통신량의 95%가 미국 광케이블을 통해 전송된다. 미국 광케이블을 거치는 전자거래량은 10조 달러에 이른다. 러시아가 이 광케이블을 공격할 경우 인터넷망은 물론 국제 경제에 상당한 혼란이 초래된다.
러시아는 지난해 자국 가스를 독일로 운송하는 해저송유관인 '노드 스트림'이 폭파된 것은 미국의 공작이라는 비난 성명을 냈다. 현재까지는 단순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정황만 드러났을 뿐, 누가 송유관을 폭파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러시아는 몰래 유럽에 정찰선을 보내는 등 군사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포르투갈 국영 RTP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 마데이라 지역 섬 인근에서 러시아 정찰선이 해저케이블을 관측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
또 지난달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4개국 국영방송사가 합동 취재한 결과 유럽 발트해와 북해에서도 러시아 정찰선들이 해저케이블 위치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캐틀러 차장보는 러시아가 중요시설물부터 신속히 파괴한다는 군 전략에 따라 발트해, 북해뿐 아니라 대서양 해저케이블까지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나토는 지난 2월부터 본부에 해저 인프라 조정 센터를 운용 중이다. 센터 책임자인 한스 베르너 비어만 중장은 "해저케이블과 파이프 등 중요시설물 인근에서 나타는 이상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또 다른 감시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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