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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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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윤관석·이성만 탈당…3시간 동안 쏟아진 '野 쇄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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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광온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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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이 3일 자진 탈당했다. 돈 봉투 의혹 수습책 논의가 예정돼 있던 의원총회를 4시간여 앞두고서다.

윤관석(3선)·이성만(초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선당후사의 마음”이라 언급하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두 의원은 오후에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해 신상 발언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윤 의원은 울먹이며 “본 사건의 성격은 녹취록의 일방적 정황에만 의존한 정치 검찰의 야당 탄압, 기획 수사”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명예를 되찾아 반드시 민주당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도 “홀로 진실을 위해 싸워가겠다”고 했다.

이들은 당내에 커지는 거취 정리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은 전날 만찬 자리를 통해 돈 봉투 연루자에 대한 탈당을 설득했다고 한다. 같은 날 오전 한 친명계 의원도 윤 의원을 만나 “혐의도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혹하지만, 국민 여론이 너무 좋지 않다”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당을 위해서 결단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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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재명계 박광온 원내대표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돈 봉투 의혹에 대한 당의 미온적인 대처를 놓고 여러 불만이 쏟아졌다. 3시간 동안 25명 의원이 자유 발언을 통해 “당 차원의 대응이 더 절박해야 한다”라거나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 쇄신을 요구했다. 1박 2일 워크숍 개최, 의원 전체 여론조사, 비위 혐의를 받는 의원에 대한 윤리감찰단·당내 조사기구를 통한 징계 등 구체적인 방안도 거론됐다. 다만 자체 조사기구와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의원총회 말미에 “당 지도부에서는 구성이 어렵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상희 의원은 “여당이 너무 못하니 우리에 대한 실망이 도드라지지 않을 뿐이지,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며 “당이 도덕성 문제에 있어서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홍기원 의원은 “당의 조치에 원칙과 기준이 없다. 부패 혐의로 기소되거나 기소 예정인 사람들은 그대로 있고 수사 중인 사람을 압박해 자진 탈당을 하게 만드느냐”고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김종민 의원은 “근본적인 반성과 쇄신 의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민주당에서 고가의 컨설팅 영업을 벌여 이해상충 논란이 일었던 박시영 당 정치혁신위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거론된 내용만 보면 범죄 행위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당원이라면 조사해야 하고, 비당원이라면 해촉이라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유튜버가 지옥의 화살촉이다. 저쪽(국민의힘)은 출연정지도 시키는데, 우리 당 대응은 저쪽보다 못하다”고 비판했다. 박 혁신위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페이스북을 통해 “저로 인해 이 대표와 혁신위에 더는 부담 드리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 판단한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과 이 의원님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관련해 제가 모든 의원님을 대신해 다시 한번 국민께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오늘 탈당을 계기로 민주당은 당내 선거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성지원·정용환·강보현기자 kang.bohyun@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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