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한 사립대학교 연극예술학과 학생들이 지난 달 A 교수와 학교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여놓은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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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충남의 한 사립대학교 연극예술학과에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갑질 등 인권침해 행위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수는 이성의 도움을 얻어 폭행, 강간, 출산, 모유수류 등을 경험해보라며 즉흥연기 지시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대학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연극예술학과 B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이 대학 인권센터는 지난 3월 말 B교수에 대한 인권위원회 심의 결과를 대학 측에 통보했다.
인권센터는 피해학생들이 신고한 19건의 피해 사실 중 성희롱 2건과 인권침해 5건, 갑질 3건의 위반행위를 인정했다.
인권센터에 신고한 피해 학생은 20여 명으로, 이들은 3학년이던 지난해 2학기 B교수의 연극 제작 수업을 수강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공연을 선보인 11월 말까지 약 2개월간 피해 학생들은 B교수의 성희롱, 갑질 행위 등을 겪어야 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이 인권센터에 신고한 내용에 따르면, B교수는 수업 중 이성의 손을 잡고 다리를 벌리는 자세를 취하게 하는 등 즉흥연기를 지시했다.
또 극중 장면으로 직접적으로 연출되지 않는 강간 행위에 대해 "학과 내 이성 동기의 도움을 얻어 출산, 모유 수유, 폭행, 강간 등을 경험해보라"는 즉흥 연기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편입생의 연기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편입생 연기 지도를 거부하고, 피해 학생을 모욕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센터는 "규정에 따라 성희롱·성폭력 또는 인권침해 등이 일어났다고 인정되는 바, 당사자 및 관계부서의 장에게 적절한 구제조치 및 제도·정책·관행의 시정 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인권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A학교 측은 B교수를 해당 교과목에서 배제하고 개설교과목을 담당하지 않도록 했다.
그런데도 B교수가 다른 학년의 수업은 그대로 진행하자 피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B교수를 마주칠 때마다 두려움과 불편함을 호소했고, 학교 측에 적절하고 빠른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 피해 학생은 "졸업한 선배들도 재학시절 B교수에 대한 탄원서를 작성한 적이 있을 정도로 2017년도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B교수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며 "처음으로 B교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만큼, 학교에서도 합당한 징계를 내려 이번 일을 계기로 학내 분위기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B교수는 직위가 해제된 상태로, 관련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대학 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학교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곧 열리는 징계위원회에서 B교수에 대한 합당한 징계를 내리지 않을까 싶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내 모든 학부 학생을 통해 다른 피해 상황이나 불이익 경험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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