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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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8일 앞으로 다가온 취임 1주년(10일)과 관련해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되는 것은 수정할 생각”이라고 2일 말했다. ‘자화자찬’ 식의 1주년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 앞 파인그라스 정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정권이 교체되고 정부를 맡아서 과연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가 얼마큼 어떻게 바뀌었느냐, 얼마큼 활기차고 더 따뜻해지고 미래세대에게 꿈을 주고 사회가 정의롭고 공정해졌는지, 안보와 안전이 얼마큼 더 확보가 됐는지 등을 되돌아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여부는 확답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용산 스태프한테 뭐를 했고 하는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놔놨다”며 “여러분과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기자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무슨 성과 이래 가지고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척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은 “개혁하면 순간적인 것 같고 변화라는 것은 지속적이고 함께 하는 것이니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회견이 좋을지 간담회가 좋을지(는 논의해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 11월 중단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처음에는 취임하고 매일 봤잖아요.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며 “사실 아침에 도어스테핑 할 때 그게 습관이 돼 가지고 내가 사실 지금도 꼭두새벽에 눈이 떠서 언론 기사 스크린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는 취임 1주년을 두고 “우리가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를 보여드리는 게 필요하다”며 “국무위원들도 관장 부처 업무를 챙겨보면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건지, 정부 출범 전과 후에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종이에 연필로 써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부처 직원, 학교 후배들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바깥에서 불편하고 듣기 거북한 훈수도 들어보라”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70여분간 기자들과 문답하며 최근 미국 국빈 방문에 얽힌 이야기와 취임 1주년 소회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최고 국정운영 책임자로 정보를 쥔 입장에서 지난 1년간 사실과 어긋난 비판에 답답한 순간이 있었느냐 취지의 질문에는 “정보는 참고사항이지, 정보를 가지고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에게 모든 실상을 잘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민주주의라는 게 억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확증편향 등의 영향으로) 국민을 설득하려면 아주 고도화된 커뮤니케이션 전문 영역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정운영 기조와 관련해선 “제 신념은 계획 경제로 잘 살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계획한 대로 100% 달성이 되면 그 사회는 내가 볼 때 별로 발전을 못 할 것”이라며 “뭐를 트라이(시도)하는데 기득권의 저항, 반대 때문에 못 할 수도 있는데 어떤 시도를 하고 어떤 노력을 하느냐 하는 것이 사회를 바꾼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것을 두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만찬이나 전날 친교 행사를 굉장히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안 한다고 할 수도 없었다”며 “옛날에 많이 불렀던 것이라 (가사가) 생각이 났는데 만약에 가사가 생각이 안 났으면 아주 망신당할 뻔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측에 이 노래를 포함해 연주용 노래로 로보(Lobo)의 <I’d love you to want me>하고 <We’ll be one by two today> 등을 전달했다고 했다.
미국 국빈방문 후 ‘스타덤’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는 “스타라는 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인지도”라며 “시작할 때는 대통령이라고 하는 스타성 있는 일, 이게 약간 어색했는데 좀 익숙해 졌다”고 말했다.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분장이 어색했다면서 “그때 내가 정치 괜히 시작했구나 (생각했다)”고 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지역을 찾는 행보를 두고는 현장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때도) 캠프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보다 시간 나면 카니발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 체질에 맞더라”라며 “(앞으로도) 가급적이면 많이 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완료 후 약 90만평 규모의 ‘용산공원’을 정식 조성하기에 앞서 대통령실 앞 반환부지 9만평(약 30만㎡)에 ‘용산어린이정원’을 조성해 오는 4월부터 개방한다.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곳으로 외국군 주둔의 역사를 끝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주권회복의 상징적 장소가 될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하며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뛰어놀 데가 너무 없는 것 같았다”며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이 잔디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분수정원을 만들어 놀 수 있게 하고 미군이 쓰던 축구장과 야구장도 유소년 축구대회와 야구시합을 하는 곳으로 어린이들에게 이 공간을 많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 장교 거주 숙소를 문화·휴식 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한 장군 숙소와 잔디마당, 전망언덕, 동쪽 스포츠필드 등으로 구성됐다. 스포츠필드에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으로 꾸렸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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