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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중대재해법 첫 실형 판결…"'다수의 동종전과'가 결정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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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2호' 한국제강 대표 징역 1년 선고받고 법정 구속

3주 전 1호 재판서는 원청 대표 집행유예…산업재해 전력 없어

뉴스1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가 26일 한국제강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후 판결에 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2023.4.26/뉴스1 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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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재판에서 한국제강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데에는 다수의 동종전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강지웅 부장판사)는 26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한국제강 법인에게는 벌금 1억원을 부과하고 함께 기소된 하청업체 대표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해 3월 한국제강 공장에서 설비보수를 하는 협력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무게 1.2톤의 방열판에 깔려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조치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이날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날 한국제강 선고는 지난해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전국에서 두 번째 판결이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선고(의정부지법 고양지원)였던 온유파트너스 대표 B씨의 경우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지난 6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지난해 5월 경기 고양시 요양병원 증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하청 노동자 추락 사망 사고로 기소됐다.

법조계에서는 1·2호 선고가 같은 혐의이지만 3주 만에 법정 구속과 불구속으로 나뉜 데에는 ‘다수의 동종전과’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판결에서 B씨는 과거 산업재해 관련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이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됐지만 A씨는 여러 차례의 안전조치 의무위반 사실이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A씨는 2007년 한국제강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이후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4차례 적발돼 벌금형을 받았다. 2021년에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5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항소해 지난해 2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한국제강 사업장에서 수년간에 걸쳐 안전조치의무위반 사실이 여러차례 적발되고 산업재해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것은 이 사업장에 근로자 등 종사자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보면 A씨의 죄책은 상당히 무거우므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이날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제강 실형 선고는 진일보한 판결”이라며 “산업안전 의무 조치 위반으로 여러차례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근로감독에 적발됐던 점이 판결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번 판결의 시사점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에 합의하고 선처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발생하기 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고,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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