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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뮤지컬과 오페라

디지털 성범죄를 성찰하는 새로운 시각, 연극 '4분 1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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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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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4분 12초>가 2021년 국내 초연 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연극 <4분 12초>는 디지털 성범죄의 문제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엄마 다이의 오이디푸스적 성찰의 과정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디지털 성범죄라는 예민한 이슈를 다루면서 사회계급과 그 계급이 교육에 대해 가지는 환상과 기대, 그리고 청소년들이 받는 억압까지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추구하고 있다.

열 일곱 살 잭은 부모 다이와 데이빗의 모든 기대와 사랑을 한몸에 받는 소중한 아들이다. 워킹 클래 부모들이 단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는 그런 삶을 누리게 될 완벽한 아들. 이제 원하는 명문대 법학과 입학시험만 치루면 되는 순간에 와있다.

그러나 잭이 예전 여자 친구의 오빠에게 구타를 당하고 돌아오면서 모든 것이 엎어져 버린다. 다이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지만, 파고들수록 잭은 그가 아는 아들이 아니다. 남편 데이빗과 서로 다른 입장으로 갈등하는 와중, 그녀는 남편 또한 자신이 알던 사람이 아님을 깨달아간다.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의 무고함을 밝히려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엄마 다이와 무대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아들 잭. 다이가 생각했던 것처럼 잭은 순수한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다. 누구나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섬뜩한 진리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진실을 찾아가며 알게 되는 세상의 오류들

성범죄의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사고는 일상에서 여성에게 여성다움을, 남성에게 남성다움을 요구하는 사회의 차별적 편견, 그리고 그 편견을 방치, 조장하는 차별적 교육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한 편견과 교육으로 성차별은 더욱 공고해지고 당연시된다. 그로 인해 범죄 자체보다 범죄 피해자의 무결함을 따지는 기이한 일들이 생겨난다. 아들을 지키려는 다이 또한 시작은 그 오류의 길을 그대로 밟아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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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초연 모습_소극장 공유 (민정희, 남수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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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는 아들을 지키고자 애쓰면서 그녀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진실과 마주한다. 그녀 또한 세상의 온갖 편견에 동조해 왔고, 진실을 찾는다며 스스로 가해자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여전히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과연 자신이 알던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극단 적 이곤 연출의 <4분 12초>는 영국작가 제임스 프리츠 작으로, 위기에 처한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엄마 '다이'(곽지숙 분)의 오이디푸스적 성찰 과정을 그린 드라마이다. 디지털 성범죄의 문제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엄마 다이의 시선으로 파헤쳐가면서 사회계급과 그 계급이 교육에 대해 가지는 환상과 기대, 그리고 청소년들이 받는 억압까지 함께 보여준다.

2014년 초연 당시 영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비평가상을 수상했고, 타임지와 가디건 등 언론에서도 극찬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2021년 11월 소극장 공유에서 초연되었고, 이번 서울연극제에 공식 초청되었다.

2023년 다이 역에는 <새들의 무덤>, <햄릿의 비극>에서 열연했던 곽지숙 배우가 열연한다. 창작산실 <하얀봄>의 남수현 배우, 국립극단 <만선>의 성근창 배우, <복수자의 비극>의 박수빈 배우는 2021년에 이어 출연한다.

미니멀한 무대, LED 조명으로 디지털적 이미지가 스며들며 같은 사건에 시선이 엇갈리는 4명이 등장하는 이번 공연은 상상력게임처럼 흥미로운 공연이 될 예정이다. 연극 <4분 12초>는 오는 5월 5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된다.

자료 제공_K아트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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