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시장 긴장도가 낮은 배경에는 여성·고령층이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5년간 전체 고용증가의 49%가 1차 베이비부머(60~65세)로부터 나왔다. 작년 말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율도 2019년 말보다 2.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 조기 은퇴 등으로 1%포인트 낮아진 것과 대비된다. 여성 노동자도 만혼과 저출산 심화로 공급이 늘었다. 노인돌봄, 간병서비스 등 가사노동이 시장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 위원은 노동시장 긴장도가 낮은 만큼 올해 근원물가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올해 고용시장에서는 수요 둔화와 공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긴장도가 완화되고 있어 근원물가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은의 계량 분석에서도 고용시장 긴장도와 근원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동반 하락 중이다.
서 위원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노동생산성이 하락한 점을 경고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1~2019년 2.5%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인 2020~2022년에는 1.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은 0.4%에서 1.3%로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그는 "생산성 하락이 지속될 경우 '저성장·저물가' 체제로 회귀가 불가피하고 통화정책적 부담도 증가할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베이비부머의 인적자본 활용, 보육 여건 개선,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민자 개방 등 노동시장의 구조개선 노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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