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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식량가격 다시 들썩이나…우크라 곡물 수확 '반토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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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전쟁 겹치면서 경작 축소·포기 농가 늘어

EU '동유럽 농가 보호' 다른 지역 물가엔 상승 압박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격 불안 및 생산비 증가로 올해 수확량이 반 토막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확량이 줄어들면 전 세계 식량 시장도 불안해질 위험이 크다.

이데일리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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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20일(현지시간) 시티리서치를 인용해 올해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이 1600만~1700만톤(t)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침공 이전인 2021년(3300만t)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2021년 4200만t이던 옥수수 생산량도 2023~2024년엔 2100만~220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 분석 회사인 에피소드3 역시 올해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약 2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에선 수지가 맞지 않아 농사를 아예 포기하거나 재배 규모를 줄이는 농가가 늘고 있다. 전쟁과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비료·연료 가격이 오르고 일손은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지난해 동유럽 지역에 풍년이 들어 곡물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셰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곡물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18% 하락했다.

앤드루 화이트로 에피소드3 이사는 “올해 우크라이나(농가)는 금융 지원을 받기 어려운데 곡물 가격은 정말 낮은 상황”이라며 “곡물을 재배할 유인이 줄었다”고 말했다. FAO는 우크라이나에서 올여름 밀 수확기에 20~30%가 연료 부족으로 수확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면 전 세계 식량 시장도 다시 불안에 빠질 위험성이 크다. 지난해 곡물 가격 급등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단이 됐다. 모니카 토토바 FAO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에 지난해 식량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비싼 가격 때문에 저소득 국가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곡물을 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럽 내부 갈등도 식량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지난주부터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에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무관세 혜택을 받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때문에 자국 농가가 피해를 입는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연합(EU)은 이들 국가를 달래기 위해 사실상 서유럽에만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전달될 수 있도록 호송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동유럽 지역 곡물 가격 하락은 막을 수 있지만, 운송비 증가 등으로 서유럽 등 다른 국가에선 전보다 비싼 가격으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받아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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