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취재진과 만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22일까지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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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점점 코너에 몰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전 대표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을 겨냥해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고 나섰다. 녹취 파일을 통해 혐의가 점차 짙어지고 당 전체가 부패 정당 수렁에 빠지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이번 의혹 연루자들과 본격적인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19일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만을 예고할 뿐, 조기 귀국 얘기는 없다"며 "개인적 일탈이다, 할 말이 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지켜보며 당원과 국민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이 치명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막강한 책무를 저버려서는 안 되고 다시 한 번 빠른 귀국을 간곡히 엄중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일말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전임 대표답게, 상임고문답게 있어야 할 곳은 국민 앞"이라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당의 귀국 요청에 확답을 주지 않고 주말인 토요일(22일)에 현재 체류 중인 프랑스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는 송 전 대표에 대해 지도부는 물론 당내에서도 조기 귀국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본인 주변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귀국을 미루는 모습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며 "5선 국회의원을 하고 당대표까지 지낸 분이다. 송 전 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기자간담회는 파리에서 가질 게 아니라 국민 앞에서 열어야 한다"며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에서 사람의 크기가 드러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돈봉투의 수혜자로 지목받는 송 전 대표가 빨리 귀국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송 전 대표가 입국을 거부한다면 출당이나 제명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성명을 내고 "송 전 대표가 귀국을 미루며 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전직 대표로서, 또한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자 처신"이라며 "더구나 본인이 대표 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해 탈당 권고, 출당 조치를 했던 전례에 비춰서도 매우 부적절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가 조기에 귀국하지 않고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가장 강력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와 함께 이번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 전 사무부총장에 대한 내부 공격도 거세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전 사무부총장이) 수많은 사람과의 전화 녹취를 다 하고 있는데, 자기는 녹취하는 것을 알고 있고 상대방은 모르는 가운데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정근 씨가 왜 녹취를 했을까. 그것은 우리가 합리적 의심을 해볼 필요는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지금 녹취를 하고 모든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뭔가 보호막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녹취한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기자회견 일정이 늦어지는 데 대해 "원래 그렇게 정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기 귀국할 가능성은 없냐'는 질문에는 "그날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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