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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한발 물러선 홍준표…김기현 공약 '지지율 60%'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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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임고문 해촉 이후 당 지도부와 날을 세우던 홍준표 시장이 한 발 물러났습니다. "당분간 입을 닫고 있겠다"고 밝힌 건데요. 다만 여전히 불편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김기현 대표가 약속한 윤 대통령 지지율 60% 만들어 보라고 비꼰 건데요. '줌 인'에서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어제) : 홍 시장께서 마치 당이 전광훈 목사의 영향을 받는 것처럼 말씀을 하시는 건 국민들께 실상을 호도하는, 잘못 알려주는 그런 영향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당의 원로시고 당대표를 두 번이나 역임하신 분이니 그래도 국민들에게 정확히 실상을 말씀해 주실 필요가 있고 또한 이걸로 인해서 당 내부에 분란이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춰질 수 있으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제를 당부드린다…]

국민의힘 지도부, 상임고문 해촉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을 껄끄럽게 여기는 분위기죠. 김기현 대표는 아예 홍 시장 관련 질문이라면 답을 피하고 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4일) : {홍준표 대구시장이 상임고문 해촉 관련해서 '대표님이 화풀이를 하셨다…'} 그 정도 하시죠, 됐습니까?]

지도부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아무래도 홍 시장의 입에 있다고 진단한 모양입니다. 김재원 최고위원발로 시작된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 씨를 둘러싼 논란, 홍 시장이 개입하면서 더 커졌다는 판단이죠. 국민의힘은 전씨와 상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홍 시장이 일부러 전씨와 지도부를 엮어 리더십을 흔들었다는 건데요. "전씨에 빌붙어 최고위원이나 당 간부 하려고 설치는 사람이 당을 운영해서 되겠느냐"는 발언이 대표적입니다. 지도부 내에선 홍 시장이 '선을 넘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수차례 경고에도 홍 시장이 이를 무시하자 상임고문 해촉이란 레드카드를 꺼낸 셈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4월 3일) :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 일에 더 전념하시면 좋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4월 13일) :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홍 시장의 해촉이 비단 지도부의 자체 결정만은 아니었다는 얘기도 있죠. 윤심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인데요.

[홍준표/대구시장 (MBC '100분 토론' / 지난 9일) : 정치 초보 대통령을 뽑아놔 놓고 노련한 삼김 정치와 같은 대화와 토론하고, 타협하고, 난센스라고. 노련한 정치력이 있는 사람은 다 제치고 정치력이 없는 대통령을 뽑았어요. 그런데 정치력이 없는 대통령을 다 뽑아놔 놓고 왜 그 탓을 하느냐… {동의합니다.} 그래.]

홍 시장이 지난 9일 토론회에서 한 말입니다. '정치력 없는 초보 대통령'이란 표현이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도 있는데요. 결국 홍 시장의 해촉은 용산의 지령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입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만약에 용산의 생각하고 달리 이걸 해촉을 했다 그러면 소위 말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그야말로 당에 파견된 출장소장이라고 얘기 들을 정도로 거의 만들어주다시피 한 대표인데 그걸 거스르고 했다? 저는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 홍 시장도 쳐냈지만 동시에 '이사야'로 치켜세웠던 전광훈 씨의 손절도 선언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니, 도대체 지금 우리 당을 뭘로 알고 지금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습니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의도와 다르게 여당 지도부와 전씨가 다시 호흡을 맞추는 듯한 상황이 연출된 건데요. 전씨 등 아스팔트 보수 인사들이 '홍준표 타도'를 함께 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광훈 씨,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했음에도 아직 미련이 남은 모습이죠. 홍 시장이 국민의힘과 자신을 갈라놓은 원흉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어제) : 국민의힘 정당 쪽에서 많은 분들이 저한테 요구를 했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에 더 많이 있는데 아니 왜 홍준표하고 몇 사람 때문에 목사님은 왜 우리를 버리고 가려고 합니까…']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했다가 컷오프를 당한 인물이죠. 강신업 변호사도 가세했습니다. 당시 국민의힘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던 바 있는데요.

[강신업/변호사 (유튜브 '강신업TV' / 2월 6일) : 그냥 제멋대로 엿장사 가위로 가위질하듯이 컷오프를 시켰습니다. 엿같은 소리입니다. 그전에 국민의힘에 소송을 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선관위원 작자들을 모두 형사고소하고…]

국민의힘에 손절당했다는 동병상련 때문일까요, 아니면 미련이 남았기 때문일까요? 강 변호사는 전씨와 손을 잡았습니다. 홍준표 퇴치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사실상 대선 불복을 하고 있는 홍 시장이 윤석열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홍 시장은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홍 시장이 좋아하는 YS의 어록이 하나 있죠.

[홍준표 :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이 말대로 그냥 갈 길 가는 모습입니다.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뒤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데요. 어제도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을 남겼죠. 김 대표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전광훈 사태를 침묵하고 그냥 지나간다면 김 대표가 분란의 원인을 자신에게 모두 뒤집어씌울 것이라고 반발했는데요. 오해를 풀려면 김 대표와 소통이 필요할 텐데요. 물밑 소통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음성대역 페이스북 / 어제) : (여당 지도부와) 내밀한 이야기는 물밑으로 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전당대회 때는 수시로 의견교환을 했지만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단 한 번 통화한 일도 없고 소통한 일도 없는데 어떻게 내밀하게 소통합니까?]

사실 홍 시장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를 후방 지원했었죠. 김 대표의 유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몰아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요.

[홍준표/대구시장 (1월 18일) : 이번에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정권에 하는 거 보고, 나경원 전 의원이 또 당대표 나오려고 설치는 거 보고, 분탕질 치는 거 보고 저건 아니다. 저따위식으로 자꾸 하면 또 윤석열 정권 겨우 세워놨는데 또 흔들거리면 나라가 위태로운 거예요.]

그럼에도 김 대표가 당선 이후 자신과 통화 한 번 하지 않자 내심 언짢았던 모양입니다. 내년 총선에서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도부 리스크"를 꼽기도 했죠. 현 지도부가 극우와 단절하지 못하고 과거 황교안 전 대표와 똑같은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란 건데요. 다만 이 글은 현재 페이스북에서 지운 상태입니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썼다 지웠지만 쉽게 잊히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 페이스북에 다시 입장을 올렸는데요. 이번엔 제대로 잊을 결심을 한 듯합니다. "당분간 당 대변인이 말한 대로 입 닫고 있겠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나 없이 잘되나 보자란 비아냥도 함께였습니다. "경선 때 약속한 당 지지율 60%를 만들어 보라"고 비꼰 건데요.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3일) : 우리 당 지지율 55%,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60%를 목표로 일분일초도 허투루 쓰지 않겠습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지도부의 원인 분석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사실 친윤 일색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당내 다양성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일었죠. 애초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분위기였는데요. 여기에 지도부의 실언이 뒤따랐습니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의 리더십 부족도 드러났는데요. 이런 근본적인 원인을 제쳐놓고 지지율 하락을 홍 시장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 전가라는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래서 완전히 오발탄이죠. 합리적인 리더십이라기보다 좀 감정적으로 보이죠. (김기현 대표가) 기분은 나쁘더라도 내용을 수용을 해야 됐습니다. 근데 그걸 전광훈을 잘라야지 왜 홍준표를 자릅니까.]

오히려 홍 시장이 이번 사태로 득을 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상임고문 해촉의 역효과라고 할까요? 홍 시장의 스피커가 더 커진 느낌입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SBS '김태현의 정치쇼') : 해촉 자체가 갖고 있는 정치적 효과는 김기현 대표 쪽에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홍준표 시장한테 있는 거죠. 그다음에 제가 보기에는 스피커 볼륨이 더 올라간 거거든요, 지금.]

자, 오늘은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때리면 때릴 수록 커진다는 건 이제 정치권의 공식으로 자리잡은 걸까요? 홍 시장이 친윤계와 멀어지는 모습이 오히려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친윤 중심의 여당 지도부가 민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만큼 홍 시장도 민심에 발 맞추는 게 유리하다는 건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최재성 전 정무수석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SBS '김태현의 정치쇼') : 홍준표 (전) 대표는 아마 다음 차기 레이스에서 그런 점에서는 윤석열·김기현, 소위 말해서 대통령과 함께하는 코어 이쪽에서는 조금 떨어진 그런 이미지를 구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제가 보기에는 상당히 득이 되는 이런 과정이었다고 봅니다. {그럼 비주류의 수장으로 우뚝 서는 이런 건가요?} 그런 길을 이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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