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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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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환경단체들, 유럽연합 원전·가스 ‘녹색 분류’ 무효화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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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원전·가스 녹색 분류 용납안돼”

세계자연기금 등은 가스에 대해서만 소송


한겨레

그린피스 활동가가 15일(현지시각) 독일의 원자력발전소 완전 가동 중단에 맞춰 베를린에서 원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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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원자력 발전과 가스를 녹색 투자 대상으로 분류한 것을 무효화하기 위한 환경단체들의 소송전이 본격 시작됐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17일(현지시각) 원전과 가스를 녹색 투자 대상에 포함시킨 유럽연합의 결정을 무효화하기 위해 유럽연합의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세계자연기금(WWF) 유럽 사무소, 변호사로 구성된 환경단체 ‘클라이언트어스’ 등 4개 단체도 가스를 녹색 투자 대상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7월 기업 등의 투자 지침서 구실을 하는 ‘녹색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를 개편해 원전과 천연가스를 녹색 에너지로 분류하기로 확정했다. 유럽연합은 원전의 경우 2045년 이전에 건설 허가를 받고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운영을 위한 세부 계획을 문서화하는 걸 조건으로 제시했다. 천연가스 발전 투자는 전력 1킬로와트시(㎾h)를 생산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산화탄소 환산 100g 미만이며 2030년 말 이전에 허가를 받으면 ‘녹색 전환을 위한’ 에너지로 인정된다.

그린피스의 유럽연합 지속가능 금융 캠페인 담당자 아리아드나 로드리고는 “지금도 환경 오염 유발자들이 꼭 필요한 곳으로 가야 하는 녹색 금융을 빨아들이기 위해 가짜 (녹색) 딱지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제 당신이 녹색 연금 펀드에 돈을 넣으면 그 돈이 화석연료와 원전 산업 확장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은 용납할 수 없다. 우리가 오늘 법정에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린피스 독일 지부의 니나 트로이 상임 이사는 원전과 가스가 녹색 투자 대상에 포함된 것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별도 소송을 제기한 클라이언트어스의 벨기에 사무소 대표 아나이스 베르티에는 유럽연합이 과학에 근거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럽연합의 환경법은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모든 행동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데 부합하는지 점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유럽연합이 이 또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소송의 결과가 2025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그린피스를 대변하는 변호사 로다 페르하이엔은 “현재의 법률이 (기존) 유럽연합 법률에 위반되기 때문에 시장에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조속한 판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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