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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에선 ‘갤럭시S23’가 초특가… 삼성전자 판매량에 촉매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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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마포구 삼성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에서 한 시민이 갤럭시S23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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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S23′이 일명 성지라 불리는 스마트폰 판매점에서 ‘공짜폰’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지란 스마트폰을 공시지원금 외에 불법 보조금을 얹어 저렴하게 파는 매장을 뜻하는 은어다.

갤럭시S23의 가격이 내려간 것은 삼성전자가 지난주 통신사에 대량의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을 지원한 영향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 한파로 실적이 부진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MX) 사업부가 갤럭시S23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최근 삼성전자의 지원을 통해 전국 각 지역 대리점에 대량의 판매 장려금을 제공했다.

이에 지난 주말 사이 판매 장려금을 활용해 불법 보조금을 제공하는 판매점에서는 갤럭시S23 기본형 모델 가격이 1만~10만원 사이로 형성됐다. ‘갤럭시S23 플러스’와 ‘갤럭시S23 울트라’는 20만~50만원대 수준이다. 판매 장려금은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가 스마트폰을 파는 대리점과 판매점 등에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지급된다.

제조사가 특정 제품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통신사에 자금을 지원하면, 이를 통신사가 각 지역 대리점에 분배한다. 이어 지역 대리점들이 해당 관할에 있는 판매점들의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형태다. 판매점은 통신사가 운영하는 대리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스마트폰 판매를 대행하는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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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가격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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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통신사 대리점들이 본사로부터 지원받은 장려금이 차이가 나는 만큼, 판매점마다 스마트폰 가격은 일부 차이가 있다.

보통 판매점들은 고객에 불법 보조금을 제공하면서 6개월가량 10만원 이상의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에 가입할 것을 요구한다. 고객 유치에 성공하면 수십만원가량의 인센티브를 각 지역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으로부터 제공받는다.

박리다매 전략을 펴는 일부 매장은 갤럭시S23을 공짜 수준을 넘어 손님에 현금을 주면서까지 판매하는 상황이다. 지난주 초까지만 하더라도 불법 지원금을 제공하는 판매점들의 갤럭시S23 시세는 50만원 이상으로 형성됐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이후 갤럭시S23 가격이 저렴해진 것은 삼성전자의 통 큰 지원이 있었다는 게 통신업계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침체돼 갤럭시S23의 판매량 추이가 전작들과 비교해 특별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가 어렵다”며 “출시 효과가 떨어진 만큼 삼성전자에서 서둘러 판매 장려금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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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휴대폰 매장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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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는 지난 14일부터 갤럭시S23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기존보다 2배 많은 최대 50만원으로 올렸다. 출고가가 115만5000원인 갤럭시S23은 판매점의 추가 지원금까지 받으면 공식적인 실구매가가 50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갤럭시S23의 선전이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영업이익이 96%가량 쪼그라드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그나마 갤럭시S23의 판매 호조로 MX 부문은 모처럼 양호한 실적을 올리며 반도체의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갤럭시S23은 국내 출시 47일 만에 1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오는 2분기에도 갤럭시S23을 통해 실적을 선방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문제도 있지만 애플이 애플페이나 애플스토어 등을 통해 최근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이를 견제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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