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된다면 천 번이라도 안아줘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0년 한강 투신 실종자 잠수 수색 중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 자택을 지난 13일 방문해 유 경위의 아들 이현군을 안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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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의 사진 관련 논란을 장관급 각료가 직접 나서 해명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보훈마저 정쟁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보훈마저 진영 싸움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여사는 2020년 한강 투신 실종자 잠수수색 중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의 가정을 지난 13일 방문해 배우자 이꽃님씨와 자녀 이현(3)군을 만났다. 당시 김 여사가 이현군을 안고 있는 사진을 두고 일각에서는 ‘발버둥치는 아이를 억지로 안았다’, ‘기획 촬영이다’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박 처장은 이 같은 말이 유족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위로와 감사는 못할지언정, 그 가족들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남기지 말아달라"며 "국가보훈처장으로서가 아니라 국가유공자의 아들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박 처장은 이군의 사진이 다소 부자연스럽게 보인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고 유재국 경위 순직 당시 임신 4개월이었던 이꽃님씨는 두 달 후 아들 이현이를 낳았다. 이현이의 장애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순직이라는 충격 속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뭐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밝혔다. 이현군은 경직성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처장은 “이현이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천 번이고 안아주고, 만 번이고 눈을 맞춰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며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께 보상과 예우를 하는 일은 국가보훈처의 일이지만 그분들을 지키고 또 진정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일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게 주어진 일임을 부디 무겁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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