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리츠 등 새 수익원 안간힘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보사들 사이에서 저출산·고령화, 경기침체 등에 따른 성장성 둔화로 인한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생보사의 주력상품인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판매가 주춤해진 사이 손보사 수익이 생보사를 앞지른 것도 우려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생보업권 당기순이익은 3조7055억원으로, 전년 대비 6.0%(2348억원) 감소했다. 반면, 손보사들은 전년보다 26.6%(1조1489억원) 증가한 5조47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생보사의 신규고객 유입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계약률(개인 기준)은 2021년 말 9.62%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로 꺾인 데 이어 지난해 말엔 8.96%로 고꾸라졌다.
문제는 신사업 진출도 당장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헬스케어, 자동차 거래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인 해외 보험사들처럼 비금융 서비스에 나서고 싶어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비금융 서비스 진출은 규제로 묶여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생보사들은 기존 주력상품들을 개편하며 고객들의 눈길 끌기에 나서고 있다. 가입자 사망 후 배우자, 자녀가 보험금을 탈 수 있는 종신보험을 생전에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최근 삼성생명은 기존 종신보험보다 장해보장을 강화하고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New스탠다드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앞서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도 지난해 11월 사망보험금을 노후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역모기지’ 종신보험을 내놔 호응을 얻었다.
리츠(REITs) 진출에 나서는 생보사도 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하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회사 및 상품이다. 올해 시행된 새 지급여력제도(K-ICS) 하에선 부동산을 직접 보유하면 쌓아야 할 준비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새 수익모델 모색과 함께 회계부담 완화를 위해 리츠에 눈을 돌린 것이다.
가장 먼저 한화생명을 대주주로 하는 ‘한화리츠’가 지난달 2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수도권 한화생명 사옥 4곳 등 계열사 오피스 빌딩을 편입한 상품이다. 삼성생명 등 삼성금융계열사 자산을 편입한 ‘삼성FN리츠’도 이달 10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한 생보사 임원은 “저출산·고령화가 지금처럼 진행되면 생보사는 보험료 수입보다 지급 보험금이 많아져 생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당장은 비용을 절감하며 버티겠지만, 결국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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