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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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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외교수장 "'하나의 중국' 변함없지만, 무력 사용은 용납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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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취소후 준비했던 연설문 공개…마크롱 '대만 거리두기' 진화 시도

우크라 문제엔 "中, 해법 모색 기여 안하면 신뢰관계 유지 어려워"

연합뉴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EU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중국을 향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고 공개 경고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이번주 예정된 방중이 취소된 보렐 고위대표는 14일(현지시간) EU 대외관계청(EEAS)에 올린 '연설문'에서 중국의 관점에서 대만이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기본적으로 EU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계속 전념하고 있으며, 이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무력 사용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게재한 연설문이 당초 중국 베이징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CCG)에서 발표하려던 연설문이라고 소개했다.

방중 취소에도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게재해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은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만 거리두기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진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마크롱 대통령은 5∼7일 방중을 마친 뒤 귀국길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사실상 '유럽의 일이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미국 및 중국 어느 편에도 휩쓸려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까지 동행한 방중 기간 나온 그의 '튀는' 발언에 EU 입장에서는 외교 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보렐 고위대표는 연설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국의 역할도 촉구했다.

그는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임을 상기하면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의 철수를 토대로 한 정치적 해법 모색에 기여하지 않을 경우 EU로선 중국과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입장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이번 사안의 경우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 자행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인식하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중국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인도적 지원을 준다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라고 전했다.

보렐 고위대표가 연설문에서 "우리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일각에서 말하듯 다른 강대국에 대한 충성심이나 굴종의 표현이 아닌 우리 의지의 표현"이라고 언급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이 "우리의 운명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강대국' 미국과 밀착한 EU의 행보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을 우회 반박한 셈이다.

이 밖에 그는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EU와 중국 간 간극이 큰 현안으로 규정하고 "우리 입장에서 인권은 보편적이며 어디서나 존중돼야 마땅하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아울러 4년 만에 재개된 EU-중국 인권 대화 재개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서로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대화를 이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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