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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방중 뒤 ‘대만 거리두기’ 발언…미국·EU “외교적 재앙”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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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중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며 “대만 문제는 유럽의 이익이 아니다” “(프랑스는) 강대국들의 속국이 될 순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파문이 일고 있다. 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그의 발언이 미국과 유럽(EU)의 동맹국들의 반발을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8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중국 측은 마크롱 대통령을 열병식·레드카펫으로 환대했다. 양측은 프랑스 기반 유럽 항공사인 에어버스 신규 공장을 중국 톈진(天津)에 짓기로 했고, 에어버스 항공기 160대 판매 계약도 승인했다.

9일 귀국길에 오른 마크롱 대통령은 공군 1호기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인들은 ‘대만의 (위기)고조가 우리의 이익인가?’에 답할 필요가 있다. 정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쁜 건 우리 유럽인들이 이 주제(대만)에 있어 추종자가 돼야 한다거나, 미국의 의제나 중국의 과민반응에 좌우되는 것”이라며 “초강대국 사이에 긴장이 과열되면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할 시간이나 자원을 갖지 못하게 되고, 속국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발언에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공화당)은 10일 트위터 영상을 통해 “마크롱이 유럽 전체 입장을 대변하는 게 맞나? 유럽이 대만 문제에서 미·중 사이에 편을 들지 않겠다고 나온다면 미국도 편을 들지 않겠다”면서 “당신들이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처리하라”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마크롱의 어리석은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 “프랑스와 미국의 양자 관계는 말할 수 없이 좋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노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하원의원(기민당)은 “마크롱의 이번 방중은 중국엔 완벽한 승리, 유럽엔 외교적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라인하르트 부티코퍼 유럽의회의 중국정책대표단 의장은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에 관한 마크롱의 구상은 현실을 넘어선 몽상”이라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 측은 FT에 “샤를 드골(전 대통령) 이후 독자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프랑스의 오랜 입장”이라면서 “이번 방중은 중국과 전반적으로 관계를 맺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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