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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한·미·일 북핵대표, 윤석열 정부 첫 공동성명···북한 “아시아판 나토”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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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회원국들엔 “북한 노동자 송환” 촉구

경향신문

우리 측 북핵수석대표인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과 미국 측 수석대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오른쪽), 일본 측 수석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협의를 앞두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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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일본 북핵수석대표가 7일 “북한의 반복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물론 긴장을 고조시키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핵무기 사용에 관한 수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북한 핵위협이 고조되는 데 따른 3국 협력과 북한 노동자 송환 등 유엔 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했다. 북한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또 다른 ‘우크라이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한·미·일 군사협력을 비난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의 공동성명 발표는 윤석열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이며 3자 대면 협의는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북핵 위협에 맞서는 세 나라의 안보 협력과 공조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이 주민들의 어려움을 계속해서 무시한 채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얼마 되지 않는 자원을 쏟아붓고 있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북한 핵무력이 급속도로 고도화되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전술핵탄두를 공개하고 모의 핵탄두 수중·공중폭발 시험을 진행하며 대남·대미 핵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달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하고 태평양으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 발사를 시사하는 등 북핵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건 본부장은 이날 협의 모두발언에서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모든 북한 주민의 미래를 파괴하는 자멸적인 부메랑일 뿐”이라며 “핵무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술 지팡이인 양 주민들을 오도하고 있다”고 북한 당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유엔 회원국들에게 “관할권 내에서 소득을 얻는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파견노동자들을 활용한 북한의 유엔 안보리 제재 회피 시도를 막아야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완화로 북한이 국경을 재개방해 노동자 파견을 늘릴 가능성을 대비한 조치다. 외교부는 “여전히 다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경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또 “북한이 악성 사이버 활동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자금을 탈취·세탁함으로써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 것에도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 내 인권 침해와 유린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 정부는 미·일 북핵수석대표 각각과 별도의 논의도 진행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성 김 대표를 접견해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외교부 청사에서 후나코시 국장을 만나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 후속 조치 등 주요 현안을 협의했다.

한·미 국방부는 오는 11~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22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를 개최한다. 북핵 위협 대응과 미국 확장억제력 실행 강화, 한·미·일 안보협력 증진 방안 등 한·미 안보현안 전반을 논의한다고 국방부가 이날 밝혔다.

북한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로 규정하며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제문제평론가 김유철 명의 글에서 “최근 일본과 남조선 괴뢰들이 나토의 어두운 그림자에 몸을 담그어보려고 설쳐대고 있는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또 다른 ‘우크라이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전세계를 ‘나토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은 시작도 무모하지만 그 끝은 더욱 더 자멸적인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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