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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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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감산'에 외환시장 '요동'…원/달러 환율 14.6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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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플러스(+) 소속 주요 산유국들의 '깜짝 감산' 발표 여파가 외환시장을 덮쳤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5원가량 뛰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격화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16.5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14.6원 오른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원 오른 1306.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상승폭을 키워 개장 6분여만에 1310원을 돌파했다. 장중 한때 1321.1원을 찍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주말 사이 기습적으로 발표된 원유 추가 감산 소식 영향으로 분석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2일(현지시간)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하루 약 116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OPEC+의 감산 효과를 검토하는 각료 회의를 하루 앞두고 나온 기습 결정이었다. 시장은 당초 OPEC+ 각료 회의에서 하루 200만배럴을 감산한다는 지난해 10월 결정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예상 밖 원유 추가 감산 예고에 안정세를 보이던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년 새 장중 최고 8% 오르는 등 배럴당 81달러(약 10만6000원)까지 치솟았는데 여기에 향후 유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일 자정(현지시간) 103.04까지 상승하는 등 다시 103선 위로 올라섰다. 지난 3월30일(현지시간) 102.07까지 내렸던 것을 감안하면 1주일도 채 안돼 1포인트가량 급등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등 에너지 가격에 취약한 국내 경제입장에서 유가 추가 상승 리스크는 당연히 악재"라며 "글로벌 신용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OPEC+의 추가 감산 결정은 원/달러 환율의 또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반도체를 타깃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한 영향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달 31일 23개 첨단 반도체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법률 하위 규정을 개정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압박에 따른 조치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제품 수입에 대한 사이버보안 심사를 실시하겠다고 반격했다.

미중 간 반도체 갈등이 심화하면서 위안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088위안(0.13%) 올린 6.8805위안에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뜻한다. 이에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불리는 원화도 약세를 기록했다.

아울러 외국인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5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원화 약세에 힘을 보탰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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