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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우크라전쟁 입장, EU 지도자들에 흔들리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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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매체 "中-유럽 우크라전 해결책 찾는 시작점은 될 수 있어"

"中, 유럽의 대중국 투자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보장 원해"

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3.4.3.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유럽 지도자들의 잇따른 방중으로 바뀔 가능성은 없지만, 중국과 유럽이 전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시작점은 될 수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에 이어 이번 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유럽 지도자들이 잇달아 베이징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이 같은 관측이 나온다고 3일 전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자다오중 교수는 SCMP에 "중국, EU,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분쟁의 궁극적인 해결에 도달하기 위한 시작점으로서 주권과 영토 보존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에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12개항의 평화 계획의 첫 번째 강조점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도, EU나 프랑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른 이들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이 내놓은 '12개의 평화 계획'에 대해 서방은 대체로 회의적인 시선이다.

중국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외교 복원을 중재한 것을 계기로 글로벌 '평화 중재자'로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재확인했고, 중국은 지금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거나 러시아군의 철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화해를 권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것과 정치적 해결"이라며 "냉전적 사고와 진영 대결을 지양하고, 극한의 제재와 압박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상하이국제연구소 유럽연구센터 룽징 부주임은 EU 지도자들이 현시점에서 중국과 공통점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높은 기대를 해서는 안 되며 이 분쟁을 고조시킨 데 관여한 당사자들이 그 문제를 해결할 핵심 세력들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국과 EU는 우선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인도적 재난 방지 같은 양측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추진하며 공동의 접점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왕이웨이 교수는 중국과 EU가 우크라이나 해법을 논의하면서 협력하고 공통의 지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2014년 점령한) 크림반도를 반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따라서 (가능한 것은) 프랑스와 EU가 일부 영토의 양보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우크라이나를 설득할 수 있는지, 중국이 러시아에 너무 많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지 말라고 로비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라고 주장했다.

왕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과 EU 관계가 우크라이나 분쟁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면서 양측은 이번 주 대화를 계기로 경제 협력 같은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브뤼셀=연합뉴스) 첫 방중을 앞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MERICS) 및 유럽정책센터(EPC) 주최 콘퍼런스에서 '대중국 관계'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3.4.3. [EU 집행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EU 내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을 부활시킬 의욕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SCMP는 지적했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중국의 커져가는 자기주장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CAI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EU는 2020년 12월 30일 거의 7년 만에 CAI 체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하면서 EU 의회는 2021년 5월 CAI 비준을 보류했다.

또 지난달 28일 EU는 제3자의 경제 강압에 맞서 관세 부과나 수출 통제 같은 대응책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합의했다. 해당 조치는 지난해 리투아니아가 대만에 대표 사무소를 설립하자 리투아니아의 상품을 보이콧한 중국을 겨낭한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설명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베른트 랑게 위원장은 주네덜란드 중국 대사가 네덜란드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계획에 대해 보복을 시사한 것이 경제 강압에 대한 대응 조치를 사용할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대 자 교수는 이번주 유럽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중국은 자국을 겨냥한 EU의 기술 규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중국이 바라는 최선은 프랑스와 EU가 유럽의 약속된 대중국 투자를 세계 다른 지역으로 돌리도록 압박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보장을 얻는 것일 듯하다"고 관측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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