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히트 작곡가 맥스송 인터뷰
레드벨벳ㆍ태민, 메이브까지
K팝 변화 지켜본 트랙메이커
레드벨벳의 ‘배드 보이’(Bad Boy), 태민의 ‘괴도(Danger)’부터 갓 데뷔한 가상 걸그룹 메이브의 ‘판도라’를 만들며 K팝 업계에 10여년간 몸 담아온 작곡가 맥스송(MAXX SONG) [원더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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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평)=고승희 기자] “지난 10여년간 한국 대중음악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2010년 초반과 비교해 전문 작곡가의 숫자는 2배 가까이 늘었고, K팝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어요.”
레드벨벳의 ‘배드 보이’(Bad Boy), 태민의 ‘괴도(Danger)’부터 갓 데뷔한 걸그룹 메이브의 ‘판도라’까지…. 업계에 10여년간 몸 담아온 트랙메이커 맥스송(MAXX SONG·42)은 긴 시간 K팝신의 많은 변화를 체감했다.
최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원더월 디 에코 송 캠프’에서 만난 그는 “K팝 시장이 커지면서 K팝 작곡가를 꿈꾸는 사람들도 늘고 있고, K팝 작곡가를 찾는 해외 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맥스송의 경력은 독특하다. 2012년 인기리에 방영된 오디션 프로그램 MBC ‘위대한 탄생’ 출신 셰인의 ‘너를 본다’를 통해 프로의 세계로 입문, K팝의 대표 작곡가가 됐다. 그가 데뷔한 2011~2012년 은 ‘TV 오디션’이 본격적으로 시작, 미디어의 힘이 음악계에 영향을 미친 때다. 맥스송은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들의 등용문이 열리고, 미디어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노출되는 음악의 양이 현격히 증가하며 K팝 시스템도 변화를 맞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가시적인 변화는 업계의 팽창이다. K팝 산업에 종사하는 창작자의 숫자가 늘었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작곡가 협회에 등록된 회원의 숫자가 2만 4000명 대였다면 지금은 5만 명 대로 수직 상승했다. 시스템도 달라졌다. 노래 한 곡을 혼자 만드는 시대도 지났다. 맥스송은 “혼자 하는 작업은 그것 나름대로의 멋짐을 가진다면, 협업은 게임처럼 팀플로의 매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K팝 작곡가 맥스송(MAXX SONG) [원더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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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업은 조금 더 세분할 수 있다. 맥스송은 작곡 분야에서 트랙메이킹에 주력한다. ‘트랙 메이킹’은 “곡의 밑바탕이 되는 뼈대를 이루는 작업”이다. 노래 한 곡의 기본이 되는 콘셉트를 잡고, 반주부터 편곡까지 아우르는 작업을 진행한다.
“트랙메이킹이 뭐냐고 물어볼 때 보통 음식과 옷에 비유하곤 해요. 한 사람의 체형을 보고 어떤 옷이 잘 어울릴지, 음식을 어떻게 플레이팅할지 결정하는 부분인 거죠. 어떻게 꾸미냐에 따라 화려할 수도 있고, 수수할 수도 있어요. 그것이 최신 트렌드가 될 수도 있고, 레트로한 감각일 수도 있고요. 그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며 세대를 아우를 수도 있죠.” 곡의 전체 분위기와 스타일까지 좌우하는 기본 작업이 ‘트랙 메이킹’이라는 설명이다.
맥스송의 작업 방식은 때에 따라 다르다. “음악의 뼈대가 되는 드럼 비트를 먼저 찍기도 하고”, “기타를 연주하거나 피아노를 치며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그는 올라운더형 트랙메이커이나, “K팝은 점차 세분화되고 있어 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과의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의 가장 최근 작업은 이른바 ‘메타버스 아이돌’인 메이브다. 2023년 가장 먼저 데뷔한 메이브는 버추얼 걸그룹이다. 감정의 자유를 찾아 미래에서 온 4명의 아이들이 2023년 지구에 불시착했다는 세계관을 갖고 태어났다. 맥스송은 “메이브를 제작할 당시 이 팀이 4세대 K팝 그룹으로 분류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오래 했다”며 “4세대의 경쟁보다는 ‘가상’이라는 특장점을 살리기로 방향성을 잡았다”고 말했다. 분명한 콘셉트가 정해지자 “음악 스타일도 기존의 K팝과는 전혀 다른 요소가 나오게 됐다”고 한다. 그는 “차세대 음악이라고 부를 수 있는 K팝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K팝의 요소인 코드의 변화나 친숙한 음색을 넣고, 현재 K팝 그룹들의 홍보 마케팅 과정을 따라 4세대 K팝 팬덤이 받아들이는 데에 어렵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메이브가 “K팝 바운더리에 있는 그룹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었다.
K팝 업계에 10여년간 몸 담아온 트랙메이커 맥스송(MAXX SONG) [원더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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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그룹의 K팝은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현재의 K팝은 ‘믹스 앤 매치’의 구현이라 할 수 있다. 맥스송은 “1990년대 아이돌 그룹의 음악은 팝 음악을 한국식으로 바꿔 나갔다면, 지금의 K팝은 보다 많은 나라의 문화와 음악이 뒤섞이며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K팝의 새로운 시스템이 된 송캠프에서도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가진 국내외 음악가들이 모여 서로 다른 장르간의 조화를 추구한다.
“전 비빔밥이라는 표현을 좋아해요. K팝은 비빔밥과 같은 장르라고 할 수 있어요. 여러 장르가 섞여 음악적인 부분에서 믹스 앤 매치가 일어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며 K팝 고유의 색깔이 나와요. 그게 지금의 K팝이라고 할 수 있어요.”
K팝이 글로벌 무대에서 위상이 높아진 이후로 국내 작곡가들은 전 세계에서 활약한다. K팝 신으로 들어오는 해외 작곡가들의 숫자 못지 않게 해외로 진출하는 사람들도 적잖아. 맥스송도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해외 작곡가의 유입으로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부분”이라며 “J팝과 C(차이나, China)팝 업계에서도 K팝 작곡가와의 협업해오다 그들의 음악을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장점을 녹여 나만의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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