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반도체 생산 17% 급감, 14년 만에 최대 폭 감소
서비스업 0.7%↑·소매판매 5.3%↑ 내수지표는 개선
내외국인들로 붐비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 /뉴스1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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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한종수 최현만 손승환 기자 = 지난 2월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하며 14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인 반도체 생산이 14년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이며 불안요인이 여전해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4(2020=100)로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1%)과 11월(-0.5%) 감소한 뒤 12월(0.1%), 올해 1월(0.1%), 2월(0.3%)에 걸쳐 소폭 상승하는 흐름이다.
산업생산 호조는 운수·창고(5.4%), 숙박·음식(8.0%), 예술·스포츠·여가(12.1%) 등 서비스업(0.7%) 부문이 늘어난 영향이 컸고, 공공행정(5.8%)과 건설업(6.0%)도 증가한 덕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양호한 날씨와 코로나 유행 둔화로 외부활동,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운수·숙박·음식·스포츠·여가 등 대면 활동이 호조를 보인 서비스업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17.1%), 자동차(-4.8%) 등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다. 특히 반도체는 2008년 12월에 -18.1%를 기록한 이래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김보경 심의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안 좋았고 최근에는 시스템 반도체 업황도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 기계장비 등에서 늘어 전월 대비 0.9% 증가하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8.4%로 전월 대비 2.4%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 생산 능력지수는 전월보다 0.2% 줄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1971년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3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에서 감소하였으나, 서비스업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0.3% 증가하였고,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승용차 등의 판매가 늘어 전월대비 5.3% 증가 했다고 밝혔다. 2023.3.31/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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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2월 소비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8.4로 전월 대비 5.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2.3%), 12월(-0.2%), 지난 1월(-1.1%) 감소한 이후 4개월 만에 반등이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4.6%)와 의복 등 준내구재(3.5%),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 판매가 모두 증가했다.
특히 업태별로는 면세점(18.3%) 판매가 중국의 방한 관광객 증가 등으로 개선된 점이 두드러졌다.
김보경 심의관은 "소매판매 증가는 기저효과와 대규모 할인 행사,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3.0%) 투자가 줄었으나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1.3%) 투자가 늘며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재건축 아파트 공사 실적 증가, 반도체공장 건설 진척, SOC 집행 증가 등으로 건축(6.6%)과 토목(3.9%) 모두 늘어나며 전월 대비 6.0% 증가했다.
이로써 2021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에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오르는 '트리플 증가'가 나타났다.
다만 김 심의관은 "아직까지 우리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좋아지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아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모습. /뉴스1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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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p 상승했다. 그간 5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6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재고 증가, 기계류 내수출하 감소 등으로 0.3p 하락,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김 심의관은 "선행종합지수는 통상 5~6개월 후 경기를 보여주는 측면이 있지만 최근 선행지수의 예측력을 다시 볼 필요가 있고, 소비자 및 기업 측면의 경제심리지수가 상승한 점 등 긍정적 지표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2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광공업 생산은 부진하나 그간 주춤했던 내수지표가 개선되고 건설투자 실적이 늘면서 작년 4분기 부진했던 전산업 생산이 올해 1분기 들어 소폭 반등하는 흐름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생산 측면에서는 중국 리오프닝, 방역규제 추가완화 등에 따른 대면활동 확대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최근 글로벌 금융불안의 실물경기 파급 가능성, 반도체 등 주력 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또 "소비, 투자는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를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국회 통과, 내수 활성화 대책 추진, 소비자·기업심리 개선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높은 물가·금리 수준, 반도체·부동산 경기 하강, 가계부채 부담 등은 리스크 요인이다"라고 평가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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