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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라인 재정비…'靑경험 미국통' 박진ㆍ조태용ㆍ조현동 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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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의 29일 전격 사퇴에 따른 외교라인의 공백을 연쇄 인사를 통해 빠르게 재정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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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된 조태용 주미 대사(왼쪽)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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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김 전 실장의 후임으로 조태용 주미대사를 새 안보실장으로 임명한데 이어, 30일엔 조 실장의 후임 주미대사에 조현동 현 외교부 1차관을 내정했다. 이어 미 행정부에 조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을 요청할 계획이다. 다음 달 26일로 예정된 한ㆍ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업무 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조 차관의 주미대사 내정으로 한ㆍ미 회담을 앞둔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의 핵심축은 대표적 ‘미국ㆍ북핵통’ 인사들로 새 진용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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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주미대사로 내정된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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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안보실로 자리를 옮긴 조태용 실장은 자타공인 ‘미국통’이자 ‘북핵통’이다.

그는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글로벌비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외교ㆍ안보 공약 전반을 짜고 대외 일정을 관리했다. 10개월여 주미대사직을 수행하는 동안엔 미국 인사들과의 공식적 만남이 141건에 달할 정도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갖췄다. 과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하며 과거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았던 경력도 있다.

조 실장에 이어 주미대사직을 맡게 될 조현동 차관 역시 주미 대사관공사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외교부 1차관 등을 지내며 외교부에서 대미 외교와 북핵 문제에 정통한 대표적 외교 관료로 꼽힌다. 외교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민관협의회를 주재하며 해법 도출에 기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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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3일 박진 외교부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단 단장 자격으로 조태용 당시 부단장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두 사람은 외교부장관과 주미대사에 이어, 이번엔 장관과 국가안보실장으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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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에선 두 사람의 기용에 대해 “한ㆍ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최적화한 조합”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을 더하면 새롭게 외교라인을 이끌게 된 3명의 핵심 고위직 인사들이 모두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이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둔 윤 대통령이 새로운 외교진용을 짜는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박 장관은 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해외담당 공보비서관과 정무비서관을 맡았다. 조태용 실장은 박근혜 정부 때 국가안보실 제1차장으로 청와대 안보실에서 근무했고, 조현동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때 대외전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당시 대외전략비서관이 현 김태효 안보실 제1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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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다음달 26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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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관계자는 “한국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정상회담 대비를 위해선 청와대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당연히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안보실의 컨트롤타워를 맡게 된 조 실장의 경우 미국 인사들은 물론 고위직과 말단 공무원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소통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외교부와의 소통 문제 해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태용 실장의 경우 외교부 의전장을 지냈던 경력도 있기 때문에 지난 12일 사퇴한 김일범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역할까지 포괄할 적임자란 평가도 있다.

외교부는 조현동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포함해 업무 인계와 행정적 절차 등에 따른 업무 공백 가능성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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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도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조태용 주미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 대사를 신임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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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외교부 인사는 “일각에선 아그레망에 6주 이상이 걸릴거라고도 하지만, 미국도 정상회담을 앞둔 일종의 특수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빠르면 열흘 안에도 아그레망이 완료돼 다음달 정상회담에는 전혀 업무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태용 실장의 경우에도 주미 대사 부임을 위한 아그레망까지 3주가 채 걸리지 않았던 전례도 있다.

다만 외교라인 중추 인사들의 연쇄 이동에 따라 외교부 1차관 등에 대한 추가 후임 인선은 불가피하다. 외교부에선 “후임 1차관에도 당연히 미국통 인사가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외교부가 최근 공관장 등 고위급 인사를 마무리한 시점이기 때문에 후임 차관 인선에 따른 외교부 내의 또다른 ‘도미노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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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ㆍ태평양 지역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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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박진 외교부 장관 역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장관직에서 물러날 거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김성한 전 실장의 사퇴가 촉매가 된 외교라인 교체 작업의 마무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게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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