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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축구협회, 징계 100명 기습사면… 하태경 “아주 나쁜 선례, 진상 밝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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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8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축구협회는 2011년 승부조작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 48명 등 100명의 축구인들에 대해 대사면 조치를 단행했다.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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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승부조작’을 저질러 제명된 선수들과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축구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기습 사면하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진상을 조사해 국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29일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타르 16강 진출 성과를 승부조작 주범자와 나눠갖자는 축구협회, 결국 헬피엔딩 됐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축협이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16강 진출을 자축하기 위해 승부조작 축구인 48명을 포함, 비위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다”며 “축협은 대한민국 축구계를 박살 낼 뻔한 주범자를 용서해 성과를 나눠 갖자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여러분은 이런 주장에 납득하시나?”라고 했다.

이어 “이제부터 승부조작은 ‘안 걸리면 장땡, 걸려도 10년만 버티면 사면’이라는 공식이 갖춰졌다. 축협의 이 결정은 아주 나쁜 선례가 되고 말았다”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몸 담은 수많은 축구인은 ‘어차피 다 알아서 봐줄건데 한탕 못 해먹은 바보’ 취급해 버린 것이다. 화가 나고 화가 난다. 관련한 내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샅샅이 조사해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축협은 전날인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르과이와의 친선경기 1시간 전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 축구인 등 100명의 사면을 기습 결정했다. 축협은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며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

2011년 한국 축구는 승부 조작으로 멍든 바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조직폭력배와 전주(錢主)들이 거액의 배당금을 노리고 전·현직 선수들을 브로커로 끌어들여 여러 차례에 걸쳐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기소한 선수들만 9개 구단 53명이었고, 이는 외국인을 제외한 국내 프로리그 등록선수 621명 가운데 8.5%에 달하는 규모였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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