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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Pick] "한 명씩 세우고 '고개 숙여'"…대학가 '선배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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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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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면 강의가 재개되면서 대학가에서 선후배 사이 갑질을 일삼는 이른바 '군기 문화'가 재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 모 대학 음악과에서 선배들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내부 고발이 이어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7일 해당 대학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 선배들의 '갑질'을 폭로하는 글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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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글에 따르면 일부 고학번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엘리베이터 대신 비상계단으로 다니게 하거나, 집합을 시켜 욕을 하거나 노래 평가를 했고, 몸이 아픈 학생을 조롱하는 등 가혹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본인을 음악과 소속 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 A 씨는 위 내용을 고발하며 "이런 취급을 당하면서까지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직까지 이런 갑질이 남아있다는 게 충격이다. 이런 악폐습은 없어지면 좋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틀 뒤 문제의 학과에 재학 중인 글쓴이 B 씨도 자신이 당한 피해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앞서 A 씨가 고발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 밝히며 "녹음이 가능한 전자기기를 모두 방에 두고 오게 한 뒤 한 명씩 앞에 세우고 고개를 숙인 상태로 2시간 동안 '군기 잡는 시간'을 따로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해당 대학 졸업생으로 추정되는 글쓴이 역시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라며 "새내기 배움터에서 취침할 때 '선배님 저희 옷 갈아입어도 될까요'라고 허락 받고 잠옷으로 갈아 입었다"면서 본인의 일화를 거론하며 뿌리 깊은 갑질 문화가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유사한 내용을 폭로한 한 학생은 언론에 관련 사실을 제보하며 "이런 공포 분위기와 군기 문화를 조성한 주동자들이 사과는 전혀 없이 오히려 최초로 제보한 사람을 찾기 위해 주변인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있다"면서 "잘못은 뉘우치지 않고 잘못을 정당화하고 있는 이들이 잘못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습니다.

내부에서 이어지던 고발 글은 일반인이 보는 커뮤니티로도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확산됐고, 학교 측과 교육부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사실로 확인되면 학칙에 따라 처분할 것이며 재학생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한 뒤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건전한 학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육부도 가해자 처벌을 해달라는 등 내용으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진상조사에 나섰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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