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이 치솟고 있다. 생수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달 생수 물가 지수는 2011년 7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2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의 생수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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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가격이 연일 치솟으며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라면에 소주 한 잔’으로 대표되는 서민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에도 식품·외식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을 내세우며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2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과자와 아이스크림·생수 등 가공식품에 이어 햄버거·치킨 등 외식 가격이 잇달아 오르고 있다.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다음 달 3일부터 주요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할 계획이다. 인기 메뉴인 허니콤보는 기존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교촌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오른다. 보통 3000~5000원인 배달료까지 고려하면 치킨 한 마리를 먹을 때 약 3만원을 써야 하는 셈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이달 10일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2% 인상했다. 맘스터치는 이달 버거류를 평균 5.7% 올렸고, 맥도날드는 지난달 일부 메뉴를 평균 5.4% 올렸다. 신세계푸드와 롯데리아도 지난달 가격을 각각 4.8%, 5.1% 인상했다.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빙그레 등도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같은 달 제주 삼다수 출고가도 평균 9.8% 올랐다.
앞서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풀무원·CJ제일제당 등 일부 식품 업체가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기업은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물류비 등이 지속해서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외식·가공식품 등 먹거리는 지난해부터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0.4%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7.5%로 전체 물가 상승률(4.8%)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소주(외식) 가격은 1년 전보다 11.2% 상승했다. 소비자가 식당·주점에서 사 먹는 외식 물가 기준이다.
통계청이 외식 물가 통계를 낼 때 조사하는 주요 39개 품목 가운데 소주가 상승률 1위였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2위는 라면(외식)과 피자로, 나란히 10.7%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임대료 상승 등을 이유로 식당에서 이들 품목 값을 크게 올려 잡으면서다.
비슷한 이유로 맥주(외식, 10.5%), 떡볶이(10.4%), 해장국(10.1%), 돈가스(10%), 김밥(10%) 등도 최근 1년 새 10% 넘게 올랐다. 서민이 간단하게 밖에서 즐길만한 먹거리 가격이 특히 많이 비싸졌다는 의미다.
냉면과 비빔밥 평균 가격은 1만원을 넘어섰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3% 오른 1만692원이었다. 비빔밥은 8.7% 올라 1만115원이었다. 삼계탕은 1만6115원, 자장면 6723원, 칼국수 8731원 등이었다.
먹거리 가격 상승은 최근 둔화 흐름을 보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체감도가 높은 외식·가공식품 물가가 더 오르고 있어 임금 인상 요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다시 물가 안정에 부담이 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세종=조현숙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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